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게임사는 수십억원 규모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코인을 처분했고, 보유 물량을 유지한 게임사는 평가 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엔씨 등 주요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장부가치와 보유 규모가 올해 1분기 크게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챗GPT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카이아(KAIA) 등 13종의 가상자산을 대량 매각했다. 그 중 대장주인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각각 37.50개, 164.19개 처분하면서 올 1분기 말 기준 0.01개, 0.49개가 남았다. 사실상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전부 정리한 셈이다.

처분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비트코인 매각 과정에서 약 8억3600만원의 처분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테더(USDT) 456만5152개를 처분하면서 약 19억8700만원, 카이아(KAIA) 3000만개를 처분하면서 약 4억49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알트코인 처분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의 올 1분기 가상자산 처분 손실 규모는 약 39억원에 달했으며, 일부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처분이익을 반영하더라도 순손실은 약 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네오위즈도 올 1분기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었다. 회사는 비트코인 16개, 이더리움 169개를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각각 약 4억3300만원, 2억3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네오위즈의 올 1분기 가상자산 처분 순손실은 약 6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비중 축소 후 올 1분기 말 네오위즈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보유량은 각각 78개, 437개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률 대응에 나선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비트코인(BTC)의 장부가액은 전 분기 188억2300만원에서 올 1분기 180억800만원으로 약 8억원 감소했다. 카이아 역시 같은 기간 19억4400만원에서 12억8400만원으로 줄어드는 등 알트코인들의 장부가치도 하락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246개에서 245개로 사실상 유지한 가운데 테더와 USD코인 등 스테이블코인 비중을 늘려 전체 장부가치 수익률 하락을 방어했다.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못한 엔씨는 장부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엔씨는 미국 블록체인 기업 미스틴랩스 투자 대가로 확보한 SUI, NS, DEEP 코인을 보유 중인데, 이들 자산 가운데 일부는 락업(매도 제한) 상태로 묶여 있다. 이에 보유 물량을 유지하는 동안 장부가치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작년 4분기 대비 올 1분기 엔씨가 보유한 SUI의 가치액은 약 246억원에서 156억원으로 감소했으며, NS와 DEEP 역시 가치액이 각각 약 2300만원, 4억6000만원가량 줄었다.

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관련 투자를 확대해 온 게임사들이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12만달러를 돌파한 뒤 같은 해 10월 장중 12만6110달러(약 1억9200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지난 4일에는 6만429달러(약 9200만원)까지 급락했다. 이에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구축과 재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 나섰던 게임사들은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보유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일부 기업은 손실을 감수하며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면서도 "상당수 게임사는 시세 차익보다 블록체인 생태계와의 전략적 연계 측면에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평가가치 하락 부담은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이 회복할 경우 다시 기업 가치와 투자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