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인 월드컵이 이달 11일 막을 올렸습니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주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은 약 15억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많은 팬들이 선수들의 패스와 터치, 골 장면 등을 지켜보는 만큼, FIFA는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경기에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에 차세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AI가 경기 중인 선수의 팔다리 움직임과 공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오프사이드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명백한 경우 부심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된 기존 SAOT는 AI 분석 결과를 비디오 판독(VAR) 심판에게 먼저 보내고, 이를 그라운드의 부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명백한 오프사이드로 감지되면 AI가 부심의 인이어로 "오프사이드, 오프사이드, 오프사이드"라는 음성 알림을 직접 보냅니다.
최종 판정은 AI가 아닌 부심의 몫이지만, 부심은 현장 상황과 실시간 AI 알림을 참고해 즉시 깃발을 들어올릴지 여부를 정할 수 있어, 판정 대기 시간과 그 사이 벌어지는 선수간 불필요한 플레이와 몸싸움을 줄일 수 있다는 게 FIFA 측의 설명입니다. 요하네스 홀츠뮐러 FIFA 기술혁신 담당은 "부심이 실시간으로 오프사이드를 확인하고 깃발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판정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습니다.
FIFA는 최신 SAOT의 판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정교한 카메라와 센서,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영상 분석) 기술 등 다양한 AI 기반 경기 분석 도구를 동원했습니다. 먼저 경기장마다 설치된 16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공과 선수의 움직임을 추적합니다. 소니 자회사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스'의 광학 추적 기술이 적용된 전용 카메라는 초당 50회씩, 한 경기당 1억5000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경기 장면을 3D(차원)로 재구성합니다. 생성된 3D 화면은 VAR 심판에게 전송됩니다.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TRIONDA)'에는 아디다스 '커넥티드 볼'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공 내부에 내장된 초소형 관성측정장치(IMU) 센서 칩은 선수가 공을 찬 시점, 공의 속도·회전·궤적 등 세밀한 움직임을 초당 500회 측정합니다. FIFA는 "이렇게 수집한 정밀 데이터를 VAR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송출해 심판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라며 "특히 오프사이드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접촉도 포착할 수 있어 핸드볼 반칙과 페널티킥 판정에도 활용됩니다.
FIFA는 레노버와 협력해 AI 기반 3D 선수 아바타 기술도 SAOT에 처음 적용했습니다. 이번에 출전하는 48개국 선수 1248명이 대회 시작 전에 신체 치수를 측정하는 정밀 스캔을 받았습니다. 각 선수의 키, 팔·다리 길이, 어깨 넓이, 발 크기 등 외형을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아바타'를 만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여러 선수가 겹치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오프사이드에 관여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FIFA는 호크아이의 VAR, 골라인 판독 기술(GLT), 코너킥과 골킥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건드린 선수를 판별하는 '라스트 터치' 등 다양한 판독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첸리앙 수 로체스터대 교수는 "이번 월드컵에 적용된 기술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딥러닝 신경망 기술과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발전으로 영상 인식과 객체 추적, 비정형 데이터 분석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고도화된 스포츠 AI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