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좋은 시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업무를 위임하면 적은 인원으로도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고 사업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크 마나라 오픈AI 스타트업 총괄은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6'에서 "지난 9개월 사이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폭 향상되면서 과거 몇 주에서 몇 달씩 걸리던 일을 며칠 만에 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을 이끌고 있는 마나라 총괄은 이날 '차세대 AI 시대: 모델에서 에이전트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오늘날 스타트업 생태계가 "숨 막힐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나라 총괄은 "최근 6개월 동안의 변화는 그 이전 2년과는 확연히 다른 놀라운 '가속의 시간'이었다"며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도입과 확산이 스타트업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9개월 동안 AI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고성능 AI 에이전트를 구현할 수 있게 된 점이 변화의 주된 동력이라고 마나라 총괄은 설명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게 어렵고 복잡했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이 최첨단 AI 모델을 활용해 개발 업무를 대신 수행할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며 "그 결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에이전트가 '캄브리아기 대폭발' 수준으로 급증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최근 1년간 AI 모델의 추론 능력, 장문 맥락 처리, 코딩, 도구 활용, 지시 이행, 컴퓨터 사용, 문서·프레젠테이션 생성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에 따라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5'로 구축한 에이전트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장시간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월 GPT-5로 만든 에이전트는 개발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간이 평균 7시간이었는데, 현재 GPT-5.5에서는 24시간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AI 산업이 챗GPT로 대변되는 '챗봇 시대'에서 '에이전트 시대'로 넘어가면서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도 달라졌다고 마나라 총괄은 강조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600억달러(약 91조원)에 인수한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커서는 올해 초 GPT-5.2를 기반으로 만든 AI 에이전트 수백 개를 활용해 웹 브라우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마나라 총괄은 "제대로 작동하는 웹 브라우저를 만들려면 과거에는 몇 달이 걸렸지만, 커서는 사람의 개입 없이 에이전트만 활용해 일주일 만에 구축했다"며 "커서가 이 기간 동시 운영한 수백 개의 에이전트는 총 300만 줄의 코드를 작성했고, 1000개 이상의 파일을 생성했으며, 비교적 난도가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러스트(Rust)로 자체 렌더링 엔진까지 처음부터 개발했다"고 했다.
이처럼 개발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 에이전트에 위임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스타트업은 소규모 팀으로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마나라 총괄은 "개발자들은 이제 에이전트에 하나의 작업만 맡기는 게 아니라 작업 10~20개를 병렬로 진행한다"며 "스타트업이 적은 인원으로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 이유"라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AI 기술을 가장 빠르게 도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춘 곳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스타트업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서울에 구축한 스타트업 지원 팀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와 경쟁사 앤트로픽 모두 최근 1년 사이 서울에 사무소를 세우고 국내 스타트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AI 도입과 활용이 빨라 AI 기업 입장에서 최적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나라 총괄은 "스타트업은 오픈AI에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라며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도구를 가장 먼저 사용해본 뒤 어느 부분이 개선이 필요한지 알려주기 때문에 모델 연구와 후속 학습(post-training)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