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유럽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고효율 히트펌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저탄소 난방 전환 정책에 맞춰 지역별 주거 환경에 맞춘 냉난방 솔루션을 앞세우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깔레 푸에르자스 아르마다스 지역의 1000여 세대 규모 주거단지 냉난방 솔루션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LG전자는 이 단지에 고효율 대용량 히트펌프인 'LG 멀티브이 아이'(Multi V i)를 설치하고 있다.
LG 멀티브이 아이는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이다. 기존 R410A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약 30% 수준인 R32 냉매를 사용해 유럽 환경 기준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번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설계·인증·설치 과정에서 현지 고객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냉매 누출을 감지해 차단하는 안전장치인 '1포트 차단밸브 유닛'은 경쟁사 제품보다 작고 가볍게 설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 좁은 유럽 주거 환경에서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세르비아에서도 주거용 레지던스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LG전자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주거용 레지던스 '킹스 서클'(King's Circle)과 '더 원'(The One)에 멀티브이 아이와 멀티브이 에스(Multi V s)를 중심으로 500여 세대 규모 맞춤형 히트펌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 개의 실외기로 냉난방과 급탕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별도 열회수 유닛 없이 공조와 온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단순화해 공사비를 줄이고 설치 효율을 높였다.
LG전자는 공기열원 히트펌프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Therma V R290 Monobloc) 등 제품군을 앞세워 유럽 히트펌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구온난화지수가 0.02인 R290 냉매를 사용한다. LG전자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리더케르크 등에 새로 조성된 주택 단지에도 고효율 히트펌프를 수주해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 5개국에는 10만 가구 이상 히트펌프 설치를 마쳤다.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신규 건물의 저탄소 난방을 확대하는 전기화 정책과 유럽연합(EU)의 '리파워EU(REPowerEU)' 정책 등을 배경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히트펌프협회(EHPA)에 따르면 2025년 유럽 주요 16개국의 전체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이상 늘어난 263만대였다. 시장조사업체 MMR 스태티스틱스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 규모가 2032년까지 약 46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국내에서도 히트펌프 보일러 설치·유지보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경기 평택 LG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에서 국내 냉난방공조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히트펌프 보일러 신제품 설치·유지보수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전문 설치 교육을 받은 인원은 2014년 이후 4000명 이상이다.
LG전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알래스카,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에 히트펌프 한랭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각국 대학·기관과 협력해 고효율 난방 기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유럽의 주거용 히트펌프 고객들은 제품의 효율성은 물론 친환경성과 설치 편의성까지 고려한다"며 "다양한 냉난방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