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역풍을 맞고 있다.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어도비 등 주요 SaaS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35% 하락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 감원과 조직 재편 등 비용 절감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세일즈포스 주가는 연초 대비 35.1% 하락한 164.55달러를 기록했다. 어도비 역시 같은 기간 38.0% 떨어진 206.3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비스나우도 29.3% 하락한 104.15달러를 기록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성장성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요 SaaS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SaaS는 데이터 관리나 문서·이미지 편집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해 구독형(월정액)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이 별도의 서버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필요한 기능을 즉시 이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고 도입이 빠르다는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AI 에이전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 SaaS의 핵심 기능 상당 부분이 대체되며, 관련 기업들의 수익형 모델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와 오픈AI의 '코덱스' 등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올해 들어 본격 확산하면서 기존 SaaS 산업을 위협하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에 불이 붙였다. 이들 AI 에이전트는 자연어 명령만으로 코딩은 물론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보고서 정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비즈니스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지난 8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감원 통보를 시작하며 올해 들어 두 번째 해고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대량해고 사전통보제도 공시(WARN)에 따르면 감원 규모는 86명이다. 대상은 영업·일반관리·기술·제품 직군이며 에이전트포스와 뮬소프트, 마케팅 클라우드 관련 조직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일즈포스의 인력 감축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에도 1000명 미만 규모의 감원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국과 아일랜드 등에서 수백 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AI 에이전트 도입 효과로 고객지원 부문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비스나우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수백 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한 데 이어 조직 전반에 대한 재정비에 나섰다. 회사는 AI 관련 인력 채용은 지속하면서도 전체 직원 수는 연초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AI 투자 확대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진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빌 맥더멋 서비스나우 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 이탈이 발생해도 해당 자리를 바로 충원할 필요는 없다"며 "높은 성과 기준과 조직문화를 유지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연 감소로 생긴 인력 공백을 신규 채용 대신 AI를 활용한 생산성 제고로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어도비는 조직 재편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댄 던 어도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회사를 떠난다. 지난 3월 샨타누 나라옌 CEO가 퇴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CFO까지 물러나게 됐다. 어도비는 현재 차기 CEO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내부 후보뿐 아니라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해 전문 헤드헌팅 업체를 고용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