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가 "투표권이 배제됐다"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제기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효력 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각하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제기한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관련 가처분 신청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1일자로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내렸다"며 "법원은 잠정합의안 효력정지는 부적법해 각하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다고 보고 모두 기각했다"고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법원은 노사 잠정합의안이 이미 체결됐기 때문에 효력 정지를 다툴 실익이 없다며 동행노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각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재량권을 남용해 노조법상 공정대표 의무(교섭대표 노조가 교섭에 참여한 다른 노조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며 시정 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이를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달 26일 법원에 잠정합의안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투표가 종료되자 가처분 신청의 취지를 '투표 중지'에서 '효력 정지'로 변경했다. 동행노조는 공동투쟁본부 탈퇴 이후에도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의 투표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가 이후 입장을 번복해 투표에서 배제했다며, "DX 결집이 이뤄지자 기습적으로 투표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행노조가 잠정합의안 자체 투표를 진행한 결과, 8955명 중 45명만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해 동행노조에 투표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DX 부문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4일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한 바 있다. 동행노조가 빠진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5월 22~27일)에서 합의안은 73.7%(4만6142명) 찬성률로 가결됐다.
동행노조는 이번 가처분 기각·각하 이후에도 잠정합의안과 관련한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공지에서 "동행노조가 추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투표 무효 확인 소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합의안은 가결됐지만, DX 부문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성과급 차등을 둘러싼 내부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7일 2300명이었던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이달 16일 기준 2만5000여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동행노조는 최근 사측에 "상대적 박탈감이 큰 DX 부문 직원에게 1인당 자사주 1000주(3억4000만원)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