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한국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더욱 고부가가치 있는 업무를 하고, 리더는 AI 도입보다 업무 재설계에 집중해야 합니다. 조직은 현장의 학습을 운영에 반영하는 학습 시스템을 도입해야죠."(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한국 설문조사에서 AI 활용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응답자의 78%로 조사됐지만, 경영진의 AI 전략이 명확하단 응답은 16%에 그쳤습니다. 개인과 조직 간에 AI 활용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온 것이죠."(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AI 워크포스 디렉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15일 연례 보고서 '2026 업무 동향 지표'를 발표하며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인간의 주도성이 확장되는 새로운 업무 재설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AI 활용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조직 시스템의 차이를 '전환의 역설(The Transformation Paradox)'로 정의했다. 이는 개인은 준비된 반면, 조직 문화·관리자 지원·인재·성과 관행 등 환경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해 발생하는 간극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 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글로벌 설문에서는 "AI 전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65%, 경영진과의 AI 방향성 정렬이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6%였다. 조직의 평가 지표·인센티브·규범 역시 여전히 기존 방식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조사에서는 45%가 업무 재설계보다 기존 목표를 유지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재설계가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시도 자체가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응답은 13%에 그쳤다. 한국 응답자의 43%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를 원했으며, 시도가 보상과 연결된다고 보는 비율은 7%에 머물렀다.

이번 보고서는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10개 시장의 근로자 2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익명화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산성 데이터 분석, AI·업무·조직 심리학 전문가 인사이트를 종합해 도출됐다.

조원우 한국MS 대표는 "조직의 경쟁력은 단순히 AI 도입 속도가 아니라, 현장의 학습을 공유 가능한 루틴으로 전환해 실제 조직 운영에 AI를 내재화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며 "AI가 더 많은 업무를 실행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고 했다.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AI 워크포스 디렉터./한국마이크로소프트

◇ "리더 업무 평가·보상 체계 등 업무 재설계해야"… AI 내재화가 핵심

보고서는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의 공통점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서 나아가, 업무 프로세스 내재화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가는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고, 에이전트 기반 업무에서 나온 신호를 포착·공유해 이를 운영 방식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AI 성과를 결정짓는 요인은 개인보다 조직 환경에 더 가까웠다. 조직 문화·관리자 지원·인재 관리 관행 같은 조직 요인이 AI의 실질적 영향에 기여하는 비율은 67%로, 32%에 그친 개인의 마인드셋·행동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리더의 핵심 과제로는 업무 재설계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AI 활용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리더가 운영 모델과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성미 AI 워크포스 GTM 디렉터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학습 시스템으로 설명된다"며 "학습이 축적될수록 형성되는 조직 고유 지능(owned intelligence)은 타 기업이 모방하기 어려운 핵심 차별화 요인"이라 했다.

◇ AI 활용도 높을수록 고부가가치 업무에 시간 더 써

보고서는 직원들의 경우 AI 활용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인지적 업무에 AI 활용이 집중되는 양상이 있다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65 코파일럿 활용 데이터 및 사용 패턴 10만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화의 49%가 정보 분석·문제 해결·대안 평가·창의적 사고 등의 업무를 지원했다. 이 외에는 협업·커뮤니케이션(19%), 정보 탐색(15%), 문서 작성·산출물 작성(17%) 순이었다. 특히 글로벌 AI 사용자 66%는 AI 활용으로 고부가가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58%가 1년 전에는 만들기 어려웠던 수준의 결과물을 생산한다고 응답했다.

인간 고유의 판단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다. 글로벌 응답자의 50%는 AI 결과물에 대한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46%는 비판적 사고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또 86%는 AI 출력물을 최종 답이 아닌 출발점으로 인식하며,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응답자의 48%는 AI 결과물에 대한 품질 관리 중요성을, 40%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각각 꼽았다. 또한 82%가 결과물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고 답했다.

역량 유지를 위해 일부 업무를 의도적으로 AI 없이 수행한다는 응답은 30%로 나타났다.업무 시작 전 AI와 인간의 역할을 구분한다는 응답도 33%였다. 보고서는 AI에 어떤 일을 얼마나 맡길 것인지 인간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일부 업무를 AI 없이 수행한다는 응답은 22%, AI와 인간의 역할을 구분하는 응답자는 34%로 집계됐다.

인간과 AI의 협업 방식도 변하고 있다. 인간이 업무에 어느 정도 직접 관여하는지, 에이전트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협업 방식은 △위임(Delegation) △협업(Collaboration) △질문(Asking) △탐색(Exploration)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위임은 인간이 방향을 정하고 에이전트가 실행을 맡는 방식으로, 반복 실행·리서치·요약 등 구조화된 업무에 적합하다. 협업은 인간과 AI가 여러 차례 상호작용하며 결과물을 고도화하는 형태로, 기획서 작성이나 분석·전략 수립처럼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효과적이다. 질문은 사실 확인, 일정·정의 조회, 문장 수정 등 빠른 응답이 필요한 작업에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탐색은 새로운 업무나 낯선 워크플로우에 AI를 적용하기 전, 수행 가능한 범위와 한계를 시험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