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달리

KT가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이사회 성별 다양성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영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15개 핵심지표를 모두 지키며 준수율 100%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14개 항목을 충족했다.

15일 조선비즈가 통신 3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2025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KT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3개를 준수해 준수율 86.7%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5개 항목을 모두 준수했고, LG유플러스는 14개 항목을 준수해 각각 100%, 93.3%로 집계됐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상장사의 주주 권리 보호, 이사회 독립성, 감사기구 운영 수준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실시, 집중투표제 채택, 이사회 성별 다양성,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운영 여부 등이 포함된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사회 운영 수준과 주주 친화 정도를 판단할 때 참고하는 지표다.

KT가 지키지 못한 항목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와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 성별이 아님' 등 2개다. KT는 최근 3년간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모두 주총 21일 전에 냈다. 제42기 정기주주총회는 2024년 3월 28일 개최됐고, 소집공고일은 같은 달 7일이었다. 제43기와 제44기 정기주주총회도 각각 2025년과 2026년 3월 31일 열렸으며, 소집공고일은 모두 3월 10일이었다. KT는 보고서에서 "재무제표 작성 등 결산 일정을 고려해 주주총회 3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법상 주주총회 소집통지는 2주 전까지 하면 되지만,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기준은 4주 전 공고다. 형식상 법적 요건은 충족했지만, 주주가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의결권 행사를 준비할 시간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는 권고 기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사회 성별 다양성 항목도 미준수로 분류됐다. KT는 지난해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였던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결격 사유 발생으로 퇴임하면서 2025년 기준 해당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3월 권명숙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현재는 여성 이사가 포함된 이사회 구성을 갖췄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를 모두 충족했다. 특히 2024년 기준 미준수 항목으로 남았던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을 개선했다. SK텔레콤의 올해 정기주주총회는 3월 26일 열렸고, 소집공고일은 2월 25일이었다. 공고일부터 주총일까지 29일을 확보해 4주 전 공고 기준을 충족했다. CEO 승계정책도 마련·운영 체계를 정비하면서 해당 항목 역시 준수로 전환됐다.

LG유플러스는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14개를 지켰다. 유일한 미준수 항목은 집중투표제였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로 평가된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으며, 개정 상법 시행 일정에 맞춰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규제 이슈, CEO 선임 과정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한 산업"이라며 "이 때문에 통신사의 지배구조 투명성은 단순한 공시 지표를 넘어 중장기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를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