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화웨이가 반도체 가격 급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마트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중국 내 주요 파트너 및 기업 고객에게 '가격 조정 공지'를 발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든 제품의 가격을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화웨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변화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대한 수요를 비용 압박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화웨이 측은 "여러 측면을 신중하게 고려한 결과 회사가 생산하는 스마트 제품의 가격을 적절히 조정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가격 인상 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화웨이는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대열에 늦게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한국과 미국 등에서 일부 갤럭시S26 시리즈 가격을, 인도에서는 일부 중저가 A·F 시리즈 가격을 인상했다. 같은 달 샤오미도 일부 레드미 시리즈 모델 가격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비보(Vivo)와 오포(Oppo)도 일부 모델에 대해 가격을 인상했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만큼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 1분기 중국 내 점유율은 20%다. 그 뒤를 애플(19%), 오포(17%), 비보(15%), 아너(13%), 샤오미(13%)가 추격 중이다. 애플과의 격차가 1%포인트(P)밖에 나지 않는다.

화웨이는 지난 4월 푸라 90, 푸라 90 프로, 푸라 90 프로 맥스를 선보이면서 가격 인상은 하지 않았다. 푸라 90 판매 가격은 4699위안(약 105만원)부터이고, 푸라 90 프로와 푸라 90 프로 맥스는 각각 5499위안(123만원)과 6499위안(146만원)부터로 가격이 책정됐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사업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메모리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신제품 가격 책정에 압박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 추후에는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가능하면 지금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했다. 푸라 90 프로 맥스의 경우 부품 비용만 1500위안(약 33만원)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나빌라 포팔 IDC 수석연구원은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 위기는 일시적인 침체가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