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후로 추정되는 세력이 챗GPT로 생성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 비판 만화 / 오픈AI 보고서

오픈AI는 중국과 연계된 세력이 챗GPT를 악용해 미국에서 여론 공작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오픈AI는 이날 발간한 '2026년 6월 위협 보고서'에서 중국 배후의 여론공작 세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챗GPT를 이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과 이미지 등을 제작해 X(옛 트위터)에 게시했다.

한 세력은 AI 데이터센터가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을 올려 피해를 준다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싸고 전력 소비와 환경 영향 등을 이유로 10여 개 이상의 주(州)에서 규제 도입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다른 세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만화 이미지를 만들어 분열을 조장하려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세력은 미·중 기술 경쟁을 주제로 한 정치 풍자 만화를 챗GPT로 대량 생성했는데, 이때 "만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 나와야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명령어를 입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만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미래(Global Future)'라고 적힌 벽을 망치로 부수거나, 자신이 올라서 있는 사다리를 톱으로 자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우회 프로그램(VPN)을 사용해 중국 외 지역에서 접속한 것처럼 위장했지만, 챗GPT에 입력한 명령어(프롬프트)는 중국어 간체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스스로를 '수군'(水軍)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는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 활동을 펼치는 온라인 계정을 뜻하는 중국 은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들이 중국 지방 정부의 의뢰를 받아 활동하는 민간 기업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픈AI는 관련 계정을 모두 차단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런 여론 조작 시도가 실제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지만, 생성형 AI가 여론 조작 등 선전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벤 니모 오픈AI 수석 조사관은 "중국 세력이 미국 AI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여론에 개입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이 역설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주미중국대사관은 "중국을 향한 근거 없는 공격이나 비난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