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이른바 '2만원대 요금제'를 각각 발표했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기본 통신권을 보장하라며 정부가 요금제 개편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안심 옵션(QoS)이 기본으로 들어가, 이용자는 월간 데이터 제공량을 다 쓴 후에도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TV 요금, 같은 통신사를 사용하는 가족의 모바일 요금 등을 묶으면 할인받는 '결합 할인'이 불리하게 개편됐다는 불만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 5G·LTE 통합하고 QoS 일괄 도입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5G(5세대 이동통신)·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통합하면서 2만원대 요금제를 신설하는 요금 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SK텔레콤과 KT는 다음 달 초부터 신규 요금제를 도입한다. LG유플러스는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5G와 LTE로 나뉘어 있던 요금제를 하나로 합쳐 단순화하고, 기본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쓰는 QoS를 일괄 도입한 것이 공통점이다. KT는 기존 105종을 18종으로, LG유플러스는 53종을 18종으로, SK텔레콤은 67종을 16종으로 재편했다. 기존 요금제 이용자는 신규 가입 중단 이후에도 해당 요금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QoS는 기존 요금제 이용자에게도 적용되며, 이 옵션을 유료(5500원)로 이용하던 이용자는 과금이 자동 무료 전환된다.
400kbps 속도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지만 동영상 시청은 어려운 최소한의 수준이지만,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데이터 이용이 차단되거나 예상보다 비싼 추가 요금이 붙던 것과 비교하면 통신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유료 부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2만원대 요금제는 ▲SK텔레콤의 뉴 T끼리 맞춤형(250MB 기준 2만7830원) ▲KT의 베이식 600MB(2만8900원) ▲LG유플러스의 데이터플랜 300MB(2만8000원)가 있으며, 통신 3사 중에서 KT가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가 가장 많다.
◇ 저가 요금제 빼면 통신비 절감 효과 적고 '결합 할인' 막아
저가 요금제를 제외하면 통신비를 절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월평균 약 20~30기가바이트(GB)이고 통신비 지출액은 월평균 5만원대인데, 이 구간에선 요금제 개편으로 통신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거의 없다. QoS가 원래도 제공되는 요금제 구간이고, 각 통신사의 대표 5G 요금제들은 조건 변경 없이 신규 요금제로 이름만 바뀐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라이트 59(5만9000원)'는 기본 데이터 24GB와 최대 1Mbps 속도의 QoS를 제공하는데, 이는 기존 요금제인 '베이식 플러스(5만9000원)'와 조건이 같다. KT의 신규 요금제 '베이식 21GB(5만8000원)'는 기본 데이터 21GB와 최대 1Mbps 속도의 QoS를 제공하는데, 기존 요금제인 '5G 슬림 21GB(5만8000원)'와 조건이 같다.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 '데이터플랜 24GB(5만9000원)' 역시 기존 요금제 '5G 베이식 플러스(5만9000원)'와 조건이 같다.
요금제 개편으로 이용자들이 불리해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SK텔레콤은 가족의 총 가입 연수에 따라 휴대폰 요금을 할인해 주던 'T끼리 온 가족 할인' 신규 가입을 오는 8월부터 중단한다. 가족의 휴대폰·인터넷 총 가입 연수가 30년 이상이면 전 구성원의 요금제를 월 30% 할인하는 SK텔레콤의 대표 결합 상품이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저가 요금제인 ▲데이터플랜 300MB(2만8000원) ▲데이터플랜 750MB(2만9000원) ▲데이터플랜 1.5GB(3만3000원) 이용자가 LG유플러스의 모든 결합 상품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LG유플러스의 기존 'LTE 데이터 33(3만3000원)' 요금제는 '참 쉬운 가족 결합'을 통해 2명 결합 시 인당 2200원, 4명 결합 시 인당 4400원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존 가입자더라도 가족이 번호 이동을 하거나 사망하면 (총 가입 연수가 줄어) SK텔레콤의 온 가족 할인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며 "대책 없이 무작정 가입을 중단시키는 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어머니의 LG유플러스 요금제를 신규 저가 요금제로 변경하려 했더니 결합 상품 가입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정부와 통신 3사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통합요금제를 출시하고 저가 요금제를 신설한 걸로 알고 있는데, 결합 상품 가입을 원천 차단한 것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취지에 역행하는 우회적 요금인상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터넷을 필수로 결합해야 했던 '요즘 가족 결합'을 휴대폰 간 결합만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며 "더 많은 가입자가 결합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