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전 관계사의 모든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전면 도입하며,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AI 대전환(AX·AI Transformation)'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90년대 디지털 전환기를 선제적 변화와 과감한 투자로 돌파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던 삼성이, 이번에는 AI를 통해 또 한 번의 대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삼성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6월 중 제미나이(Gemini), 챗GPT(ChatGPT), 클로드(Claude)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전 관계사에 공식 도입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뉴스1

이번 AI 도입은 단순한 업무 개선 도구를 넘어 경영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혁신 기법으로 활용된다. S/W와 마케팅 분야의 생산성 제고는 물론, R&D(연구개발), 개발, 제조, 지원 등 모든 업무 영역에 대대적으로 AI를 적용한다. 삼성은 다양한 직무와 조직 특성을 고려해 세부 운영 정책을 마련 중이며, 임직원들이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 이 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한 바 있다.

◆ "CEO의 AI 문해력이 AX 결정"… 전 사장단·임원 집중 교육

삼성은 전사적인 AX 혁신의 출발점으로 경영진 대상의 AI 집중 교육인 'AX 부트캠프(Boot Camp)'를 실시한다. 'CEO의 AI 문해력이 AX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인식 아래, 전 관계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은 오는 6월 중 이틀간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경영진이 AI를 직접 다루고 업무에 체화하는 실습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또한, 2,300여 명에 달하는 전 관계사 임원들 역시 오는 8월 12일까지 각 차수별로 2박 3일간 삼성전자 인재개발원과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삼성은 임원진에 이어 2026년 내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도 완료할 계획이다.

교육을 이수한 한 임원은 "AI를 체계적으로 배우면 이렇게 쉽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솔직히 놀랐다"라며 "현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즉각적이고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 사장단 공동 'AX 비전' 선포… 절박한 위기의식 담아

전 관계사 사장단은 이번 'AX 부트캠프'를 통해 공동 'AX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식과 마음가짐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과 강력한 실행 의지가 담긴다.

특히 사장단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한 각 사 업무 프로세스 혁신 방안'을 직접 발표하며 CEO가 직접 AX 추진을 리딩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계획이다.

삼성은 그룹 전반의 AX 추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 관계사에 AI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이 조직들은 각 사의 업(業)의 특성에 맞춘 AX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 및 모델 운영 관리, AI 인재 육성 등을 전담하게 된다.

아울러 외부 생성형 AI를 임직원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교한 보안 체계도 함께 구축한다. 이를 통해 'AI 활용 확대'와 '정보 유출 등 리스크 통제'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명실상부한 'AI Native(AI 네이티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