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구직자가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한때 채용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정보기술(IT)·플랫폼 기업 대신 반도체·제조 대기업의 존재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사이트를 운영하는 잡코리아는 9일 구직자 32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플랫폼 내 구직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기업 선호도 리포트'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구직자가 '당장 출근하고 싶은 기업'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네이버·토스·현대자동차·아모레퍼시픽·구글·카카오·넥슨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5년 전 같은 조사에서 1위였던 카카오는 올해 8위로 내려갔다. 반면 2022년 5위였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줄곧 1·2위권을 유지했다.
구직자들이 기업을 고를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기준은 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기업을 선택한 이유로는 '연봉 및 성과급'이 32%로 가장 많았다. 복리후생은 15%, 직무 성장 가능성은 13%, 기업 브랜드·인지도는 10%였다.
선호하는 복지 제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구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복지는 성과급·인센티브로 23.2%를 차지했다. 넉넉한 휴가 제도는 17.8%, 식대 지원은 16.8%였다. 단순히 복지 항목이 많은 기업보다 보상 수준과 기준이 분명한 기업을 더 선호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기업 선호도는 그 시기 산업 전망과 시장 기대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라며 "5년간 변화를 통해 채용 시장을 바라보는 구직자들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구직자의 관심이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의 성장 전망, 안정성에 대한 기대로 옮겨간 것"이라고 했다.
취업 시장의 반도체 선호는 입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6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입에서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 가능 점수는 국어·수학·탐구 합계 288점 이상으로 예측됐다. 이는 한의대와 비슷하고 약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학과로, 졸업 뒤 해당 기업 취업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
재직자 평가에서도 SK하이닉스는 상위권에 올랐다. 잡플래닛이 최근 1년간 국내 대기업 전·현직자 리뷰를 바탕으로 발표한 '일하기 좋은 대기업 톱10'에서 SK하이닉스는 급여·복지, 사내 문화, 최고경영자(CEO) 지지율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종합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