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로고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웨어러블 제품 설계에 적용해 착용감과 센서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어버드와 스마트워치, 스마트링처럼 몸에 밀착해 쓰는 기기는 사용자의 신체 구조에 따라 착용감과 측정 정확도가 달라지는 만큼,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인체 데이터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삼성 디자인 이노베이션 센터(SDIC)를 중심으로 웨어러블 제품 개발에 인체공학 기반 설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SDIC는 3D·4D 정밀 스캔으로 확보한 전 세계 사용자 신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으로 제품 착용 상태를 검증한다.

개발 과정에는 AI 시뮬레이션도 활용된다. 연구진은 사용자의 귀, 손목, 손가락 형태를 반영한 가상 모델에서 제품 크기와 각도, 밀착 정도를 반복적으로 조정한 뒤 실제 로봇 테스트로 설계 결과를 확인한다. 기존 방식보다 더 다양한 신체 조건을 빠르게 검토할 수 있어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 버즈4 시리즈에도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사용자의 귀 형태에서 추출한 1억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하고, 1만회 넘는 착용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이어버드의 크기와 기울기를 조정했다. 장시간 착용 부담을 줄이고, 움직임이 큰 상황에서도 쉽게 빠지지 않도록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AI 기능만큼 하드웨어 착용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무선 이어폰은 실시간 통역, 통화 품질 개선, 능동형 소음 제거(ANC) 같은 기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려면 귀에 일정하게 밀착돼야 한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링 역시 심박, 수면, 운동 데이터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사용자의 신체와 맞닿는 구조가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AI 설계를 웨어러블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시뮬레이션의 정밀도가 높아져 갤럭시 링,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 등 차세대 웨어러블 개발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SDIC 관계자는 "축적된 데이터와 특화 AI를 바탕으로 디자인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있다"며 "인체공학과 AI를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