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르면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2나노 첨단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사용되는 베이스 다이의 생산량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수율 개선과 대형 수주 효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설정했던 흑자전환 목표 시점이 당초 올해 말~내년에서 올해 3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조 단위 영업적자가 시작된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의 실적 회복이다. 그간 삼성 반도체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온 파운드리 사업부가 예상보다 빠른 체질 개선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수율을 올 1분기 기준 6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양산 경제성의 기준선으로 통하는 70%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초도 물량 양산과 신규 고객사 유치를 병행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첨단 공정 라인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온 고객사 확보 활동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매출로 전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칩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AI5·AI6 칩의 2나노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추론 전용 칩 '그록3'를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위탁생산을 공개 인증하기도 했다.
수주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관련 수주 건수가 전년 대비 1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으며, 테슬라·엔비디아 외에도 애플, 닌텐도 등 복수의 빅테크와 협력 범위를 확대 중이다. 6세대 HBM(HBM4) 베이스 다이 물량이 이미 완판 수준에 이르렀다는 전언도 나온다.
테일러 팹의 양산 가동이 고정비 구조를 조만간 역전하면서 비용 건전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입한 테일러 팹은 그동안 막대한 구축 비용을 발생시키며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를 심화시키는 요인이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하반기 양산이 본격화되면 감가상각 부담이 오히려 고정비 희석 효과로 전환되며 손익 구조가 급격히 개선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대만 TSMC의 첨단 공정 라인이 AI 가속기 수요 급증으로 사실상 포화 상태에 접어든 것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AMD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 일부를 놓고 이중 파운드리 전략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