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국내 게임 산업 수장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 대표와 연달아 PC방 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이달 1일 대만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PC용 신형 프로세서 'N1X'를 언급하며 "PC를 다시 발명하려 한다. AI와 함께하는 PC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방한 사흘째인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의 한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만나 'PUBG: 배틀그라운드' 게임 행사에 참여했다. PUBG: 배틀그라운드 게임은 크래프톤 대표작으로,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협업해 AI 가상인간 'PUBG 앨라이'를 게임 속에 선보이기도 했다.
황 CEO는 승용차에서 내린 후 장 의장과 만나 악수했다. 현장 인근에는 황 CEO를 보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황 CEO는 장태석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총괄과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AI책임자(CAIO)와도 차례로 인사한 후 PC방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황CEO는 PC방에서 "한국 덕분에 전 세계에 e스포츠가 존재하게 됐다"며 "그래서 저는 항상 한국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 (엔비디아는) 여러분과 함께 성장했다"고 했다. 황 CEO는 "우리는 40년 만에 PC를 다시 발명하고 있다"며 "3년이 걸려 'N1X'라는 코드명의 새로운 칩을 만들었고, 이 칩은 컴퓨터 그래픽을 실행하고, AI도 실행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PC방 안에서 사전 초청된 게이머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최신형 그래픽카드 'RTX 5090'과 'RTX 스파크 노트북' 경품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다. RTX 5090에는 '러브 코리아'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장 의장은 행사 이후 기자들에게 "짧은 이벤트였던 만큼 상업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젠슨 황 CEO가 PC방에서 실제 게이머와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싶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굉장히 많은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고 지난해 4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황 CEO를 만났을 때부터 꾸준히 미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크래프톤도 최근 1~2년간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게임과 AI를 결합하는 기술을 준비해 왔다"며 "오늘은 새로운 칩과 기술, 그리고 게임과 AI가 만드는 새로운 플랫폼을 게이머들에게 잠깐 보여준 이벤트로 게임과 AI가 만나는 시작점과 같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오랫동안 게임 산업에 뿌리를 둔 회사로 엔비디아가 새롭게 소개한 기술 역시 게임과 AI가 만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며 "최근에는 게임에서 AI로 기술 중심축이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장 의장은 게임 업계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AI 세계 3위권 정도로 계속 추격하고 있는데, 게임 쪽은 3위보다는 조금 더 잘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황 CEO도) 당연히 한국에 와서 게임 회사를 찾아주는 것 같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야기 나눌 것"이라 했다.
장 의장은 이날 행사를 기념해 현장 참석자 전원에게 치킨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상징적인 승리 문구인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에서 착안한 것이다.
황 CEO는 곧이어 길 건너편의 또 다른 PC방인 '포털 PC방'으로 이동해 김택진 엔씨 대표와 게임 팬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배재헌 엔씨 부사장, 이성구 엔씨 수석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황 CEO는 '아이온2' 이용자 행사인 '서프라이즈 라이브' 방송에도 참여해 게임 산업과 AI 기술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엔씨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인 'DLSS 프레임 생성'과 '엔비디아 리플렉스'가 적용됐다.
황 CEO는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모두 아이온2를 즐기느냐. 누가 최고냐(Who's the best?)"라며 "엔비디아 지포스와 한국 e스포츠는 함께 성장해 왔다. 사랑한다. 감사한다"고 외쳤다. 황 CEO에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도 'RTX 509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추첨을 통해 팬에게 선물했다.
황 CEO는 "우리는 AI와 함께하는 PC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컴퓨터, 새로운 PC 아키텍처를 만들었고, 새로운 칩 'N1X'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PC는 디자인과 창작, 그리고 비디오게임은 물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황 CEO는 지난 5일 방한 첫 일정으로 시내 PC방 'T1 베이스캠프'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나며 국내 게임 업계와의 접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