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잃었다. 임금 협상 타결 이후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전체 조합원 수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5만827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12만8881명으로, 과반 기준인 6만4441명에 미치지 못한다.

초기업노조는 임금 교섭 과정에서 조합원 수가 7만6000명을 넘기며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근로자 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임금 협상 잠정 합의 이후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면서 1만8000여 명이 노조를 떠났고, 결국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했다.

업계에서는 합의안에 반대했던 조합원 상당수가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마감된 합의안 찬반 투표에서는 조합원 80.6%(4만4606명)가 찬성했고, 19.4%(1만727명)는 반대했다. 업계에서는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초기업노조를 떠난 조합원 일부는 다른 노조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0일 1만6000명에서 이날 2만968명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도 같은 기간 2600명대에서 2만1015명으로 증가했다.

과반 노조 지위를 잃으면서 초기업노조의 교섭력도 약화될 전망이다. 앞으로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전삼노나 동행노조 등과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또 기존에는 과반 노조 자격으로 노조위원장이 근로자위원을 직접 지명해 노사협의회를 주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권한을 행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 내부에서는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방식에 대한 반발이 조합원 이탈의 배경으로 꼽힌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이를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자사주 형태의 특별 경영 성과급과 초과 이익 성과급(OPI)을 합쳐 최대 6억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은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DS 부문 내에서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공통 재원(40%)만 분배받게 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최대 1억6000만원 규모로 추산된다. 당초 DS 부문 내부에서는 재원의 70%를 DS 부문 전체에 나누고 30%를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하자는 안을 냈으나, 결국 40%대 60%의 비율로 합의되며 비메모리 사업부의 몫이 줄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초기업 노조는 DS 부문과 DX 부문의 교섭 체계를 분리하는 '투 트랙 교섭'을 추진하는 한편, 오는 17일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실시해 조직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