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2일 'STOP'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니 'AI 오버뷰'가 이를 지시로 오인해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영국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노래 '스탑(Stop)'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링크를 제공했다. 구글 검색창 캡처 / 이재은 기자
"우리가 알던 구글 검색은 끝났다."

구글이 검색 기능을 25년 만에 개편했습니다. 검색의 첫 진입 경로인 검색창에 인공지능(AI)을 결합했는데, 이용자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이용자는 구글 검색 기능이 AI 채팅창처럼 대화형으로 바뀐 것을 환영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구글이 본연의 검색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4일 주요 외신과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등에 따르면 최근 AI를 접목한 구글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엉뚱한 답변을 내놓거나 검색 의도와 관련 없는 정보를 요약해 전면에 배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례로 구글 검색창에 'Stop(멈추다)'이라는 영단어를 검색하면, 과거에는 해당 단어의 사전적 의미 한 줄과 함께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이나 영국 케임브리지 사전의 웹사이트 링크가 상단에 노출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단어를 입력하면 "알겠어, 여기서 멈출게(Halted). 필요할 때 다시 불러줘"라는 AI 생성 답변이 상단에 뜹니다. 검색어를 '지시(프롬프트·prompt)'로 이해하고, 말 그대로 정보 전달·요약 등의 검색 활동을 '멈춘'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소셜미디어 엑스(X) 등에도 비슷한 문제를 겪은 이용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AI 요약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 검색처럼 단순한 작업까지 복잡하게 만든다", "부정확한 답변을 그럴듯하게 요약한다"는 지적부터, AI 사용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뺏는다는 의견까지 다양합니다. "'구글(Google)'이라는 단어에 P가 몇 개 들어 있나요?"라는 질문에 "2개"라고 답변하는 등 기본적인 철자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AI의 고질적인 환각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각) 개최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O 2026'에서 새롭게 개편된 '지능형 검색창(intelligent search box)'을 선보였습니다. 챗GPT 등 AI 기반 검색의 부상으로 견고했던 구글의 검색 우위가 도전을 받자, 기존 검색창을 AI 채팅창처럼 대화형으로 재설계한 것입니다. 리즈 리드 구글 검색 총괄 부사장은 "25년 전 검색창이 처음 등장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는 이용자들이 별도의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하지 않고 AI 챗봇이 제공하는 답변만으로 정보를 얻는 '제로 클릭(Zero-click)'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개편된 검색창은 구글의 최첨단 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기반으로 길고 복잡한 질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파일·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활용한 검색도 가능합니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구글의 검색창 개편으로 "'파란 링크 10개(ten blue links)'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담긴 웹사이트와 기사 링크를 목록 형태로 나열됐었는데, 이제는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답변을 요약해주는 구글 'AI 오버뷰'가 활성화되면서 파란색 링크는 하단으로 밀려났습니다.

구글의 'AI 오버뷰'와 AI 오버뷰에서 후속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심층 검색 기능 'AI 모드'가 이용자 맞춤형으로 개인화되면서 답변의 객관성이나 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검색 마케팅 기업 아이풀랭크(iPullRank) 연구진이 약 2000개의 구글 'AI 모드'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지메일, 구글 포토 등 개인 계정에 언급된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 비해 최대 2.8배 더 자주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기존 '검색 엔진'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대답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이른바 '답변 엔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용자가 검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발견하는 탐색 기능은 사라지고, 이미 선호하는 정보와 제품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확증 편향성만 강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출연한 한 팟캐스트에서 "특정 검색어나 주제에 대해서는 AI 오버뷰가 필요 이상으로 주관적인(opinionated)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