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모바일 D램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AI 활용 방식이 대형언어모델(LLM) 훈련에서 추론(인퍼런스) 응용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면서 메모리 급등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 같은 수요 재편에 따라 올해 2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8~63%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의 데이터센터 구축 방향이 AI 전용 서버 중심에서 범용 서버로 이동하면서 메모리 수요 스펙트럼이 크게 넓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HBM3E(5세대)·LPDDR5X·대용량 RDIMM에 집중됐던 수요가, 이제는 다양한 용량대의 RDIMM 제품군으로 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공급 측면에서는 여유가 없다. 2분기 D램 공급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이미 매우 낮은 가운데, 생산 라인은 AI 서버용 대용량 RDIMM 공급에 우선 집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PC OEM 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 일반 고객의 수요를 제때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가격 급등의 또 다른 배경에는 CSP의 태도 변화가 있다.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대형 CSP들이 가격 인상에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취하면서, 중소 고객들도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인상된 가격을 수용하는 흐름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상위 3개사가 첨단 공정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성숙 공정 시장에 빈자리가 생기고 있다. 대만의 난야 테크놀로지, 윈본드, PSMC 등은 이 틈새를 성숙 공정 제품으로 채우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가격 전망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AI 인프라 전환이 메모리 생태계 전반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렌드포스는 "추론 워크로드 확산이 범용 서버 수요를 끌어올리고, 이것이 다시 D램 전 제품군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연쇄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