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KB금융그룹과 손잡고 금융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기업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AI 인프라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벨리온은 27일 KB금융그룹과 'AI·금융 전방위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사는 소버린 AI 시대에 대응하는 국내 금융 AI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리벨리온은 KB금융그룹에 국산 AI 반도체 기반 추론 인프라와 금융 AI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기술·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사업 운영과 자금 조달,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리벨리온을 지원한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국가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협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AI 추론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망분리 규제 특성상 외부 클라우드 활용에 제약이 있는 만큼, 자체 내부망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의 AI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리벨리온은 차세대 NPU 제품과 대규모 상용 서비스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금융권 AI 추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KB금융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 현장 적용 사례를 확보하고 국내 금융 AI 인프라 표준 구축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은 단순 투자 관계를 넘어 금융권과 딥테크 스타트업이 함께 국내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KB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은 리벨리온 초기 투자 단계부터 참여해온 주요 투자사다. 리벨리온은 최근 기업가치 약 3조4000억원을 인정받으며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KB금융은 리벨리온이 기술력을 입증하기 전부터 가능성을 믿고 함께한 파트너"라며 "이번 협약은 금융이 육성한 기술이 다시 금융 인프라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