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사업장 모습./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대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조합원 찬반 투표의 투표율이 마감을 약 16시간 앞두고 93%를 넘어섰다.

투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법원은 일부 비(非)반도체 직원들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26일 오후 5시 40분 기준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 투표한 조합원 수는 5만3567명으로 집계됐다. 선거인 수는 5만7319명으로 투표율은 93.45%다. 이번 투표는 지난 22일 오후 2시 시작돼 27일 오전 10시 종료된다. 이날 오전 8시(투표율 89.16%)와 비교해 투표 참여자가 2476명 늘었다.

같은 기간 선거인 수는 17명 증가했다. 선거인 수 변동은 일부 조합원의 투표권 구제 조치와 관련이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사무국 오류로 탈퇴 처리된 조합원에 대해서는 납입 내역 확인 시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22일 "조합 행정 처리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본인의 탈퇴 의사와 무관하게 탈퇴 처리돼 조합원 자격 및 투표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공지한 바 있다. 노조는 해당 탈퇴 처리를 취소하고 조합원 자격과 투표권을 회복하기로 했다. 초기업노조 규약상 투표권은 현재 권리조합원이면서 4월분 조합비를 자금관리서비스(CMS)로 납부한 조합원에게 부여된다.

◇ 법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교섭중지 가처분 기각

잠정합의안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면서 DS(반도체)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DS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정해졌다. OPI 재원까지 포함하면 DS 부문 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12% 수준이다. DS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반면 DX(완제품) 부문과 고객서비스(CSS)사업팀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이 때문에 사내에서는 메모리 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DS 직원은 찬성 기류가 강한 반면, DX 부문에서는 반대 여론이 형성돼 왔다.

교섭권을 쥔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의 보상안을 중심으로 사측과 협의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 DX 부문 조합원 5명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지난 15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지법은 이날 이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초기업노조의 교섭요구안이 특정 조합원의 요구에 치우쳐 전체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초기업노조가 설문조사 등을 거친 점을 들어 조합원 의사 확인이나 의견 수렴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 가결 가능성 높지만 변수는 남아

업계에서는 교섭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에 대한 사법적 제동을 피하게 돼 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구성이 DS 부문에 크게 쏠려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약 7만1000명이다. 이 가운데 메모리 사업부 약 2만4000명, 비메모리 약 1만7000명, DS 공통조직 약 2만2000명 등 DS 부문 조합원이 6만3000명 수준이다. 전체 조합원의 약 90%가 DS 부문 소속인 셈이다. 반면 DX 부문 조합원은 약 8000명 수준에 그친다.

2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 삼성전자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행부가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 등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DX 부문 직원 중심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이날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 투표 중지' 가처분을 수원지법에 신청했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신청에 앞서 수원지법 앞에서 "조합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표노조는 소수노조의 평등권과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번 잠정합의안 내 소외된 DX 부문 조합원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다만 동행노조가 낸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투표 종료 이후인 29일로 지정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함께 작년 11월 공동교섭단을 꾸려 사측과 2026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DX 부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난 4일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를 통지했다.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가 이 통지로 공동교섭단 참여 노조 지위를 상실했다고 보고, 지난 20일 체결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대상을 합의 당시 공동교섭단에 남아 있던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조합원으로 한정했다. 반면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조합원들의 반대 결집을 우려해 자신들을 투표 절차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