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DS)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잠정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미참여자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포함한 각종 민형사 사건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성과급 조정안을 마련하면서 그간 갈등이 이어지며 제기된 각종 고소·고발 등 민형사 사건 취하에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직원이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내용이 담긴 명단이 만들어져 공유된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임직원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하고 이를 타인에게 전달한 직원을 특정해 추가 고소했다.

이들 사건을 맡은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8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지난 18일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수사를 확대했다. 사측이 고소를 취하해도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노동조합법 위반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만큼 당장 수사가 중단되지는 않는다. 다만, 노조가 임급협상에 잠정 합의하고 파업을 유보한 상황에서 사측도 처벌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향후 수사 진행뿐만 아니라 검찰 기소나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사는 또 성과인센티브(OPI) 재원의 기준은 DS(반도체) 부문은 노조가 결정하고, DX(완제품) 부문은 사업부별로 임직원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DS 부문의 OPI는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로서 사실상 영업이익의 10%로 고정되기 때문에 노조가 결정하는 형식을 취한다. DX 부문의 OPI는 영업이익의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 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두자는 취지다. 노사는 이와 함께 DX 부문에 지급하기로 한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는 DX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자사주와 달리 매각 시점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