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로고 / 연합뉴스

앤트로픽이 xAI의 연산 자원을 빌려쓰는 대가로 향후 3년간 스페이스X에 450억달러(약 67조5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경쟁사에 매월 약 12억5000만달러(약 1조8700억원)를 지불하는 셈이다.

앞서 앤트로픽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AI 자회사 xAI가 보유한 테네시주 멤피스 소재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의 연산 용량을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클로드 수요 폭증으로 부족해진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이를 통해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2만개 이상을 포함한 연산 용량 300㎿(메가와트)를 확보헀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사의 거래 내용은 스페이스X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029년 5월까지 매월 12억5000만달러를 스페이스X에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xAI가 데이터센터 증설을 마무리하는 첫 두 달인 5월과 6월에는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

막대한 현금을 소진하고 있는 xAI 입장에서 앤트로픽과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은 대규모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계약이 "자사 인프라 내 유휴 컴퓨팅 용량을 수익화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이어 "향후 유사한 서비스 계약을 추가로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xAI는 지난해 64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는데, 적자폭이 전년(15억6000만달러) 대비 3배 확대됐다. 매출은 같은 기간 26억2000만달러에서 32억달러로 22.1% 늘었는데, 매출 증가 속도보다 비용 증가 속도가 빨랐다.

테크크런치는 "xAI는 AI 시장에서 이례적인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했다"며 "AI 기업은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이에 대해 "이중 수익화 전략(dual monetization strategy)"라며 "효율적인 자원 활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러 경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xAI가 실제 수요보다 더 많은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했고,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를 수익화할 방안을 서둘러 찾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xAI의 AI 챗봇인 그록의 이용량이 최근 몇 달 사이 감소하면서 남아도는 서버 자원을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임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