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이 노조 지도부가 절차를 무시한 채 파업을 결의하고, 불참자에 대한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뉴스1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기업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은 현재 진행 중인 사측과의 교섭 및 파업 절차 과정에서 노조의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시정 명령과 행정지도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진정인들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파업에 협조하지 않는 이들을 사측의 전환 배치나 해고 추진 시 우선 대상자로 삼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노조법 위반이자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지난 3월 유튜브 방송에서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시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정인들은 또 노조가 부문별 성과급 분배 비율 안건 변경 요청에 대해 조합원 설문조사로 확정된 사안이라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설문조사에는 해당 문항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반도체 부문인DS에 대한 분배 비율을 자의적으로 정해 사측과 조율하는 동시에 완제품 부문인DX에 대해선 안건 상정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과 노조 규약 개정을 결의한 총회 역시 7일 전 공고를 의무화한 노조법과 규약을 무시한 채 3일 전에야 공고됐다.회계감사 부재 시 위원장이 감사를 대행할 수 있도록 신설한 규약은 노조법이 명시한 회계감사의 독립성 및 견제 목적을 위배한 것이라고 진정인들은 주장했다.

노조가 조합비 결정을 노조 운영위원회에 위임하는 규약을 신설해 쟁의 기간 조합비를 5배로 인상한 것도 조합비 결정을 총회 전속 결의사항으로 정한 노조법에 어긋난다고 봤다.

진정인들은 "현재 조합의 행태는 노조의 본질적 가치인 연대와 민주주의를 스스로 훼손하고 다수결이라는 허울 아래 소수 부문을 철저히 탄압하는 독재에 다름 아니다"며 "이런 치명적 위법을 안고 파업이 강행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노사 갈등과 대량 해고 등 심각한 사회적 파장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노조의 교섭 요구안 효력을 정지하고 단체교섭 등 후속 절차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오는20일에는 수원지방법원 심문기일 진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교섭 요구안을 다시 마련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