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각각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와 진행한 사후조정 회의 내용의 일부가 담긴 녹음 파일을 언론에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 위원장은 15일 중노위와의 비공개 회의 도중 녹취한 음성 파일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 파일은 언론에 앞서 조합원들에게도 공유됐다. 해당 음원에는 지난 12일 오후 1시30분쯤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려는 중재 위원과 최 위원장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최 위원장은 녹취에서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이 계속해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원이라고 이야기한 점을 지적하며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300조원"이라며 "지금 (김 부사장이) 200조원이 안 될 것 같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사장이 반도체를 하나도 모르고 실적 규모 자체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노위 측 중재위원은 조정안을 만들기 위해 노사 간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다며 최 위원장을 달랬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저희(노조)는 아시다시피 조정 요구안을 드렸는데 왜 회사는 집중 교섭 당시의 이야기를 시작하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회사랑 이야기할 생각이 없으니 조정안을 달라"고 했다.

중노위가 사후 조정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녹취 공개는 중재 당사자로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녹취에 대한 상대 중재 위원의 동의가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의 없이 녹취 후 공개한 것이라면 도덕성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중노위에서 11일 오전부터 13일 새벽까지 사후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정부 중재로 이뤄진 사후조정은 노조의 중단 요청에 따라 결렬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상한 폐지의 제도화를 요구하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