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고객서비스 자회사인 KTis가 114 번호안내 서비스의 인공지능(AI) 상담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수익성 하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검색과 지도 앱, 배달·예약 플랫폼이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114 이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인공지능컨택센터(AICC)'가 상담 생산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줄어드는 시장 수요까지 되살리기는 어렵다는 점이 실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 AI 상담 절반 이상 늘렸지만… 영업이익 1년 새 26% 감소
14일 업계에 따르면 KTis 114 번호안내 서비스의 AICC 처리율은 2024년 48%에서 지난해 52%로 증가했다. 번호안내 상담의 절반 이상을 AI 기반 시스템이 처리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단순 반복 문의를 AI가 맡으면 상담 인력 운용 부담을 낮추고 응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효율화보다 수요 감소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이다. 지난해 KTis의 번호안내사업 매출은 183억원으로 전년 210억원보다 12.8% 줄었다. 2023년 243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24.7%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 폭은 매출 감소 폭보다 컸다. KTis의 번호안내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41억원으로 전년 56억원보다 2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6.7%에서 22.6%로 하락했다. AI 상담률을 높였지만 고정 운영비와 시스템 투자 부담, 이용량 감소를 동시에 떠안으면서 수익성 방어에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KTis 관계자는 "사업구조상 콜은 급감하고 있고, AI 전환 관련 고정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이 있어 매출 대비 이익 감소율이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KTis 사례는 AI 도입이 모든 사업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AI는 상담 인력 부담을 낮추고 응대 효율을 높이는 도구지만, 이용자 기반 자체가 줄어드는 사업에서는 매출 감소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경우 인력 재배치와 노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114는 AI 컨택센터 전환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시험대가 되고 있다.
KTis는 2001년 KT의 114 번호안내서비스 사업이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출범 배경은 114였지만, 이후 KT 고객센터와 일반 컨택센터, 유통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현재 114 번호안내사업은 KT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KTis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22년 9월부터 114 AICC 시스템을 도입했고, 현재 24시간 AI 상담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 콜 업무 직원 비중 높은 KTis… 114 AI 전환, 인력 효율화 시험대
KTis는 콜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직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회사다. 2025년 말 기준 전체 직원 9088명 가운데 현장직군은 8805명으로 96.9%를 차지했다. AICC 처리율 상승은 상담 업무 자동화가 인력 운용 구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KTis의 주력 사업은 이미 번호안내에서 컨택센터로 넘어갔다. 지난해 매출 기준 KT고객센터사업( KT의 통신 서비스 고객 상담을 맡는 사업) 비중은 44.6%, 일반컨택센터사업(KT가 아닌 외부 기업·공공기관의 고객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사업) 비중은 32.4%였다. 반면 번호안내사업 비중은 3.1%에 불과하다.
관건은 114에서 축적한 AICC 운영 경험을 외부 컨택센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다. KTis는 챗봇, AI 상담 대응, 음성인식, 텍스트분석 기반 AICC 서비스를 앞세워 컨택센터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일반컨택센터 사업은 기업, 공공기관,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운영 위수탁, 인력파견, 시스템·솔루션 사업을 포함한다. 지난해에는 디지털광고 사업을 매각하고 금융업종 컨택센터 기업 에이치엔씨네트워크를 흡수합병하며 컨택센터 중심 재편에도 나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14처럼 이용 기반이 축소되는 사업에서는 자동화만으로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가 어렵다"면서 "114 번호안내 사업에서 AICC 적용을 통한 수익성 강화가 검증됐다면 KTis 주력 사업인 고객센터사업과 일반컨택센터사업 부문에서 인력 조정에 속도가 붙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AI는 상담 인력 부담을 낮추고 응대 효율을 높이는 도구지만 KTis 사례는 AI 도입이 모든 사업의 성장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자동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경우 인력 재배치와 노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된 114는 AI 컨택센터 전환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시험대가 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