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의 모습. / 뉴스1

넥슨이 대표작 '메이플스토리'와 1600만장 팔린 신작 '아크 레이더스'를 앞세워 올해 1분기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 시장 매출이 60%를 넘어서면서 해외 사업 비중 확대 기조가 이어졌고, PC·콘솔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메이플 키우기' 전액 환불 조치에 따른 일부 비용 손실에도 매출은 1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5400억원을 넘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넥슨은 2분기에는 중국 사업과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의 부진으로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올해 하반기 대표작의 해외 서비스 확장과 신작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넥슨 2026년 1분기 실적자료 / 넥슨

◇서구권 공략 통했다… 해외 매출 비중 62%

넥슨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522억엔(약 1조4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한 넥슨은 실적을 엔화로 발표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 늘어난 582억엔(약 5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18% 증가한 572억엔(약 5338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단일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이 기간 실적은 1분기 기준 환율(100엔 당 932.8원)을 기준으로 환산했다.

넥슨의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 / 센서타워

이번 실적은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와 지난해 10월 선보인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끌어올렸다. 주요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넥슨의 해외 매출 비중도 62%로 지난해 1분기(52%)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북미·유럽 지역 매출은 같은 기간 310%, 동남아 지역 매출은 111% 증가했다.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넥슨의 1분기 PC·콘솔 매출은 단일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넥슨의 성장 동력이 기존 아시아권 라이브 서비스 중심에서 서구권의 PC·콘솔 분야로 다변화된 것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가 해외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메이플 키우기'와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견조한 성과를 내면서 전체 프랜차이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메이플 키우기'는 북미·유럽과 동남아 등 지역에서 회사 전망을 웃돌았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대만 지역 설 연휴 업데이트 효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고, 글로벌 '메이플스토리'도 서구권 지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8% 증가했다.

넥슨의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1600만장을 넘어서면서 회사의 차세대 '블록버스터 IP'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크 레이더스는 활성 이용자 절반 이상이 게임 플레이 시간 100시간 이상을 기록해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며 "지금까지 아크 레이더스에 투입된 이용자의 총 게임 플레이 시간은 15억 시간에 달했다"고 말했다.

넥슨의 또 다른 주력 IP인 '던전앤파이터', 'FC'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FC' 프랜차이즈는 신규 클래스 출시와 설 연휴 대규모 접속 보상 이벤트 효과로 실적이 회사 전망치를 상회했고, 중국 PC '던전앤파이터'도 춘절 업데이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넥슨의 익스트랙션 어드벤처 게임 '아크 레이더스' / 넥슨 제공

◇中 시장·'던파' 부진에 2분기는 '숨고르기' 전망

넥슨은 올해 2분기 다소 보수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다. 매출은 1070억~1197억 엔(약 9959억원~1조114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최대 10% 감소하거나 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영업이익은 161억~253억엔(약 1495억원~2360억원) 범위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의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마비노기 모바일'의 초기 출시 효과가 사라지고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이 높은 중국 사업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넥슨은 2분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만큼,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인기 IP의 해외 서비스 확대 및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우에무라 시로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사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상쇄할 여러 성장 동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의 재도약을 위해 '메이플스토리'에서 검증한 IP 확장 전략을 이식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모바일 방치형 게임 '던전앤파이터 키우기'를 연내 출시한다. 이후 순차적으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클래식', 오픈월드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3D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대만과 일본 시장 출시한다. 아울러 판타지 월드 역할수행게임(RPG) '아주르 프로밀리아'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T' 등 퍼블리싱(유통·배급) 신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대표작의 해외 서비스도 확대한다. 일렉트로닉 아츠(EA)와는 한국 내 'FC' 프랜차이즈의 퍼블리싱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텐센트와는 중국 내 PC '던전앤파이터' 퍼블리싱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블록버스터 '오버워치' PC 버전의 연내 한국 서비스를 목표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던전앤파이터 클래식', '낙원: LAST PARADISE', '듀랑고 월드',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자체 개발 신작도 준비 중이다.

넥슨 경영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작 개발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정헌 대표는 "AI로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게임 개발의 부담을 낮추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