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이달 6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 위치한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중심부의 대통령궁 앞 소칼로 광장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기 위해 5만명이 운집했습니다. BTS 멤버들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궁 발코니에 들어서자 BTS 팬덤 '아미'들은 환호했습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진귀한 광경에 BTS 멤버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팬들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제이홉의 손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울트라 모델이, 진과 슈가의 손에는 갤럭시S26 모델이 들려 있었습니다. BTS 멤버 7명 모두가 삼성전자 갤럭시를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뷔와 정국의 손에는 아이폰이 들려 있었죠. 하지만, 최근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삼성전자는 뜻하지 않은 광고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픽=손민균

12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점유율 30.35%를 기록한 애플입니다. 애플은 멕시코에서 20%대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왕좌 자리를 지난해 11월 가져갔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99%로 2위에 그쳤습니다. 삼성전자의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를 밑돈 것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그 뒤를 모토로라(12.53%), 샤오미(7.78%) 등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갤럭시S26 시리즈로 팬들을 찍고 있는 슈가, 진, 제이홉./AFP연합, 로이터연합뉴스

사실 애플은 보급형 위주의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에서 크게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2024년부터 상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죠.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된 2024년 9~11월 삼성전자를 추월했습니다. 그해 11월에는 점유율이 32%까지 치솟기도 했죠. 하지만 신제품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애플의 점유율은 다시 9~16%대에 머물렀습니다.

애플이 반전을 일으킨 것은 아이폰1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9월 이후입니다. 지난해 9~10월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8%의 점유율을 기록한 애플은 지난해 12월 이후 5분기 연속 3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애플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흥국과 중국 내 아이폰17 시리즈 판매 호조입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이 출시된 지 1~2달 지났음에도 점유율이 회복되지 않고, 애플이 질주를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멕시코 내 입지가 애매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에 밀리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보급형 제품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멕시코 시장의 스마트폰 판매에서 250달러 미만 보급형 및 중급형 스마트폰 판매량은 64%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 중급형 위주에서 빠르게 프리미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멕시코 시장에서 지난해 기기당 지출이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는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전체 시장은 수요가 줄어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BTS는 삼성과 인연이 깊습니다. 삼성은 2023년 슈가에게 마케팅팀 명예 사원증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슈가는 공연 때 셀카를 요청하는 팬들에게 "제가 달라고 하면 갤럭시만 주세요. 아이폰 말고"라고 말할 정도로 갤럭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아미들 사이에서는 '노 아이폰, 온리 삼성'이 유행어처럼 돌기도 했습니다. 멕시코 시장에서 BTS 멤버들의 갤럭시 실사용 인증이 삼성전자에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