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뉴스1

삼성전자 과반 노조가 정부의 중재를 받아들였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는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사측과 협상을 재개한다고 8일 밝혔다. 사후조정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돼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노사 양측 동의를 전제로 노동위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삼성전자 사후조정은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초기업 노조는 다만 이번 사후조정 수용을 발표하면서 "총파업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이번 협상 재개는 이날 오후 2시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과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진 후 발표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만남은 노사 간 대화를 통해 협상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파업에는 삼성전자 내 3개 노조가 참여를 예정한 상태인데, 초기업 노조가 사후조정과 관련한 교섭권·체결권을 위임받아 대표로 협상을 진행했다.

초기업 노조 측은 이번 면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교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며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고, 이런 정부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거듭된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초기업 노조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작년 11월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사측과 2026년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3개 노조는 지난 2월 교섭 결렬이 된 후 공동투쟁본부를 새로 꾸리고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해 과반 찬성을 받았다. 지난 4일 동행노조가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공동투쟁본부 이탈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삼아 상한이 없는 상과급 지급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법원은 오는 13일 추가 심문을 거쳐, 늦어도 파업 돌입 하루 전인 20일까지 인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후조정에 대해 "성실히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