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본사 사옥(SKT 제공)

SK텔레콤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해킹 사태 이후 가입자 이탈과 마케팅 부담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 1분기 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선 가입자 회복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성장세가 확인됐지만, 본격적인 실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923억원, 영업이익 5376억원, 순이익 316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었고, 영업이익도 5.25% 감소했다. 순이익은 12.49%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분기 기준 5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실적을 전분기와 비교하면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여전히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537억원, 영업이익 5674억원, 순이익 36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98억원 줄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비교 기준이 높았던 만큼 올해 실적이 전분기보다 개선됐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더 두드러져 보인 것이다.

◇ 해킹 여파에 수익성 부담…무선 가입자는 회복세

업계는 지난해 해킹 사태의 여파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유심 교체, 고객 보호 조치, 가입자 방어를 위한 마케팅 확대에 나섰다"면서 "직접적인 일회성 비용은 지난해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가입자 기반 회복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비용 부담은 올해까지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무선 사업은 회복 신호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휴대전화 가입자 약 21만명 순증을 기록했다. 이동전화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지난해 가입자 이탈로 흔들렸던 매출 기반이 일부 복원된 것이다. 멤버십 제도 개편과 요금제 개편 추진 등 고객가치 개선 조치가 가입자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가입자 회복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신업계에서는 해킹 사고 이후 이탈 고객을 되돌리고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판매장려금과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무선 매출이 전분기 대비 늘었지만, 전년 대비 연결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이 같은 비용 구조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 SK브로드밴드·AI DC가 방어…GPUaaS·B2B AI로 반등 모색

유선 사업을 맡은 SK브로드밴드는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SK브로드밴드의 1분기 매출은 1조1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66억원으로 같은 기간 21.4% 늘었다. 초고속인터넷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의 1분기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3% 증가했다. 가산 등 AI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높아지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GPUaaS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의 AI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데이터센터와 GPUaaS, 네트워크, AI 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용 AI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를 아우르는 풀스택 사업자라는 점을 앞세워 B2B AI 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최근에는 CEO 직속 엔터프라이즈 통합 추진 조직도 신설했다.

소비자 대상 AI 사업에서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 고도화를 추진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연계해 성능을 개선하고, 통신 서비스와 AI 에이전트 간 결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는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예화된 AI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 나간다는 올해 목표에 맞춰 실제 성과를 낸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실적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