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DS(반도체)부문 부회장과 노태문 DX(완제품)부문 사장이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 돌입 시점을 2주 앞두고 갈등을 봉합하자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은 각 부문 사내 게시판에 각자의 이름으로 같은 내용의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올렸다. 노조와의 성과급 갈등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두 대표이사는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임직원 여러분께서 우려와 답답함을 느끼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 여러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작년 11월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사측과 2026년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지난 2월 교섭 결렬이 된 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한 뒤 쟁의 행위 투표를 진행, 과반 찬성을 받았다. 이에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4월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개최된 '투쟁 결의대회'에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운집해 있는 모습./정두용 기자

두 대표이사는 메시지에서 "회사는 작년 12월부터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2026년 임금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왔다"며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과 회사의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엄중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6일부터 진행된 2026년 임금협상 집중교섭에서 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보다 많은 보상안을 제시하며 갈등을 봉합하고자 했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해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을 제안한 것이다. 회사는 또 '성과급 상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직원들이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초과하는 '특별 포상'도 함께 제시했다. 올해와 같은 성과가 나온다면 특별 포상 수준의 보상을 지속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 영구 폐지' 등을 고집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가 성과급 상한을 넘어서는 특별 포상까지 약속하며 사실상 노조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음에도 노조가 제도 변경이라는 명분에 집착해 협상을 중단시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행보가 회사의 미래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