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능을 품은 증강현실(AR) 스마트글래스가 글로벌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9일 공개한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R 스마트글래스 출하량은 전년보다 98%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세는 하반기에 더 가팔랐다. 지난해 하반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로키드 글라시즈 생산 확대, 메타의 레이밴 디스플레이 출시, 중국 제조사들의 신제품 투입이 수요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기술 축도 바뀌고 있다. 렌즈 안에서 빛을 전달·반사해 실제 시야 위에 정보를 띄우는 웨이브가이드 방식 제품 출하량은 600% 이상 뛰었다. 이 방식의 비중은 2024년 하반기 13%에서 지난해 하반기 38%로 확대됐다.
영상형 AR 글래스는 레이네오, X리얼, 비처 3사가 하반기 시장의 96%를 차지했다. 레이네오는 낮은 가격대와 유통망 확대를 앞세워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웨이브가이드 시장에서는 로키드, 메타, 이븐 리얼리티스, 인모, 알리바바 등이 경쟁하고 있다.
업체들은 단순 화면 표시를 넘어 실시간 통역, 길 안내, 이미지 인식, 음성 질의응답 같은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하반기 웨이브가이드 AR 글래스 출하량의 약 70%가 AI 글래스였다고 분석했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미국에서 799달러에 출시됐고, 손목 밴드와 연동한 제스처 조작도 지원한다.
시장 확대 전망은 밝지만 변수도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정학적 긴장도 공급망과 소비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에서는 AR 글래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하기보다는 AI 기능을 일상적으로 호출하는 보조 기기로 먼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