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지난해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017670)이 직원 보상 지표에서도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통신사 연봉킹으로 불리는 SK텔레콤의 지난해 평균급여액 증가율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2024년보다 1%대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해킹 악재를 피한 LG유플러스(032640)는 7.34%의 연봉 인상률로 통신 3사중 연봉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보안 사고의 후폭풍이 실적과 주주환원에 이어 직원 보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24일 조선비즈가 지난해 통신 3사 사업보고서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의 1인 평균급여액은 1억6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SK텔레콤은 2024년에는 평균급여 인상률 5.92%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겁니다. 지난해 KT(030200)의 1인 평균급여액은 1억1800만원, LG유플러스는 1억1700만원으로, 2024년 대비 각각 7.27%, 7.34% 증가했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은 여전히 절대 급여 수준에서는 통신3사 중 가장 막강합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SK텔레콤이 겪은 해킹 사태가 실적과 비용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회사가 임금 인상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41.1%나 급감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주주 현금 배당도 중단했습니다.

반면, 작년 9월 소액결제 해킹 사태를 겪은 KT는 반대 흐름을 보였습니다. KT의 전년대비 평균급여 인상률은 2024년 2.8%에 머물렀지만 작년에는 7.27%로 뛰었습니다. 2024년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와 부동산 사업 부문의 수익 확대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5%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KT 역시 지난해 해킹사태가 불거졌지만, 사건은 하반기에 불거졌습니다. KT는 해킹 관련 위약금 면제도 올해 1월에 이뤄졌습니다. 결국 KT는 해킹 여파가 지난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업계 일각에선 KT가 해킹 사태를 겪지 않았다면 실적 개선 폭이 더 커졌고, 이에 따라 평균급여 인상률도 LG유플러스를 앞질렀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2년 간을 기준으로 삼아도 LG유플러스의 평균급여 인상률이 가장 가팔랐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전년대비 1인 평균급여 인상률이 2024년 7.9%, 2025년 7.3%를 기록했습니다. 2년간 15.8%의 평균급여 인상률을 기록한 것이죠. KT의 평균급여 인상률이 2024년 2.8%, 2025년 7.3%를 기록해 2년간 10.3%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입니다. SK텔레콤의 평균급여 인상률이 2024년 5.92%, 2025년 1.24%를 기록, 2년간 7.24%로 집계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통신업계에서는 보안 사고가 단순한 일회성 비용을 넘어 실적, 배당, 임금 정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킹이라는 악재를 피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직원 체감 보상 수준에서도 차이를 만든 셈입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안 사고는 기업 이미지 훼손에만 그치지 않고 비용 구조 전반을 흔든다"면서 "결국 인건비 운용이나 임금 인상률 같은 내부 보상 체계에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