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이달 20일 세계 첫 와이드 폴더블(접이식)폰 '푸라 X 맥스(Pura X Max)'를 공개했습니다. 2024년 9월 메이트XT로 '세계 첫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타이틀을 거머쥔 화웨이가 이번에는 삼성과 애플에 앞서 와이드 폴더블폰을 선보인 것입니다. 해당 제품은 접었을 때 가로 비율이 상대적으로 넓고, 폈을 때도 패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갖췄습니다. 화웨이가 폴더블 시장에서 연이어 세계 최초 타이틀 사냥에 나선 것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애매한 위치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화웨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5위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폴더블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입니다. 애플이 조만간 자사의 첫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화웨이 입장에서는 폴더블 시장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진 것입니다.
화웨이는 25일부터 중국에서 푸라 X 맥스 판매를 시작합니다. 256GB(12GB램) 모델의 시작 가격은 1만999위안(약 238만원)입니다. 최상위급 모델은 최대 1TB(16GB램) 저장 공간을 제공하며, 가격은 1만3999위안(약 303만원)입니다. 현재는 중국 내수 시장 출시용 제품이지만, 반응을 확인하고 세계 무대로 판매처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가장 가로 길이가 긴 스마트폰은 푸라 X 맥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에 서피스 듀오(Surface Duo)를 출시했지만, 이는 하나의 접이식 디스플레이가 아닌 두 개의 화면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결국 푸라 X 맥스는 기존에 폴더블폰 형태가 크램셸(조개형), 북(책)형이였던 것과 달리 태블릿 비율을 갖춘 첫 접이식 와이드 폴더블폰입니다. 삼성 역시 크램셸 형태의 플립과 책형인 대화면 폴드를 선보여왔습니다. 화웨이는 여기에 새로운 가로, 와이드형 디자인을 선보인 셈이죠. 특히 와이드형은 애플이 하반기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진 첫 폴더블폰에 도입할 것으로 거론되는 디자인입니다. 화웨이가 와이드형 폴더블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점하면서 존재감을 부각,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죠.
푸라 X 맥스는 펼쳤을 때는 7.7인치 OLED 접이식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며, 외부에는 5.4인치 커버 스크린이 있어 기기를 펼치지 않고도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린 9030 프로 칩셋을 탑재했습니다. 하모니OS를 실행하며 AI 기반 기능을 포함합니다. 이 외에도 530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 유선 및 무선 고속 충전을 모두 지원하며 프리미엄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후면 카메라는 50MP 메인 센서, 망원 렌즈, 초광각 카메라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푸라 X 맥스가 독특한 디자인뿐 아니라 익숙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과 애플이 이끌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 입장에서는 '세계 최초' 타이틀이 특히나 중요한 마케팅 요소이자 흥행 카드입니다. 화웨이가 지난 2024년 9월 두 번 접는 폰 '메이트XT'를 출시했을 당시에도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한 삼성보다 빨랐다는 반응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화웨이는 해당 모델을 지난해 2월 전 세계 시장에 3499유로(약 576만원)에 내놨는데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메이트XT 얼티밋 글로벌 판매량은 두 달 만에 4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출시 초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대기 물량이 500만대 이상 치솟기도 했으며, 일부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5만위안(약 900만원)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고량 기준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업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상위 4개 업체 자리는 삼성(22%), 애플(20%), 샤오미(11%), 오포(10%), 비보(7%)가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폴더블 시장은 화웨이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삼성 40%, 화웨이 30%, 모토로라 12% 순이었습니다. 다만 화웨이는 2024년 1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5%를 기록, 사상 첫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한 폴더블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시장입니다.
화웨이는 올해 폴더블 시장에 애플의 등판이 예고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화웨이의 '세계 첫' 전략이 통할지 관심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삼성 31%, 애플 28%, 화웨이 23%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