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측이 2029년 이전에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은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앞서 전날 로이터통신과 만나 "애리조나주 시설 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와 3차원 집적회로(3D-IC)를 언급하면서 "2029년 이전에 그곳에 (이들 공정 관련) 능력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그게 여전히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TSMC 측은 22일 콘퍼런스에서는 공사를 이미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TSMC는 앞서 지난 1월 실적 발표 당시 기존 애리조나주 생산시설 내에 첫 첨단 패키징 공장을 착공하기 위해 미 당국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는데, 당시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단순히 하나의 칩이 아니라 첨단 패키징 기술을 동원해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하는 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공정은 반도체 공급에 병목 구간으로 지목되고 있다.
엔비디아·애플 등은 이미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지만, 이들 칩 중 상당수는 다시 대만으로 가 패키징 공정을 거치는 상황이다.
장 수석부사장은 또 미국 반도체 패키징 업체 앰코테크놀로지와 TSMC 간 기술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TSMC의 여러 첨단 패키징 기술을 애리조나로 들여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2024년에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앰코테크놀로지는 내년 중반까지 애리조나주에 패키징 공장을 짓고 2028년 초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엔비디아·애플 등과 논의 중이라고 지난해 밝혔는데, 이는 TSMC의 시간표보다 빠른 것이다.
한편 장 수석부사장은 현재로서는 ASML의 최첨단 반도체 노광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 없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2029년까지 도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기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보다 세밀하게 회로를 인쇄해 AI 칩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하이 뉴메리컬 어퍼처(High-NA) EUV'를 공개한 바 있다. 가격은 종전 장비의 갑절인 3억5000만 유로(약 6000억원) 이상이다.
그는 "우리는 현 EUV 장비를 이용해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해당 장비 가격이 "매우 매우 비싸다"고 말했다. 최대 고객사인 TSMC의 이러한 입장은 ASML에 악재로 평가된다.
이밖에 장 수석부사장은 TSMC의 미국 내 첫 첨단 칩 제조 거점은 잘 진척되고 있다면서 애리조나주의 첫 생산시설 수율은 대만 공장과 비슷하고 두 번째 공장은 내년 가동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최신 A13 칩은 2029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