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에서 여러 탭과 창을 오가며 작업하다 보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더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지난 20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에서 만난 샤메인 드실바 구글 크롬 제품 총괄은 이렇게 말했다. 드실바 총괄의 설명을 따라 직접 웹 버전 크롬 화면 우측 상단의 'Ask Gemini(제미나이에게 물어보기)' 버튼을 눌렀다. 별도의 창이 열리는 대신, 기존에 보던 화면은 그대로 둔 채 오른쪽에 제미나이 창이 나타났다.
유튜브에서 검색한 25분 분량의 영상을 띄운 채, 이번에는 제미나이에 '영상을 요약해줘'라고 입력했다. 잠시 후 제미나이가 영상 내용을 구간별로 나눠 핵심만 정리해 보여줬다. 각 문장 옆에는 클릭할 경우 특정 시점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타임스탬프까지 함께 표시됐다.
구글코리아는 21일 오전 7시부터 '제미나이 인 크롬(Gemini in Chrome)' 기능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북미, 3월 인도·뉴질랜드·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기능은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3.1을 기반으로 하며, 별도 설치 없이 크롬 업데이트만으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웹 기반 크롬과 iOS로, 안드로이드에서는 이미 제미나이가 통합돼 기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업데이트의 핵심은 크롬과 제미나이의 통합이다. 기존에는 제미나이를 사용하려면 별도 웹페이지에 접속한 뒤 작업 중이던 탭과 오가거나 직접 화면을 분할해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버튼 한 번만 클릭하면 현재 화면 우측에 제미나이가 분할 화면(스플릿 뷰) 형태로 실행된다.
특히 단순 검색 보조 기능을 넘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서의 성격도 강화됐다. 제미나이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를 기반으로 실시간 검색과 요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항공권을 예매할 경우 예약 사이트에서 모든 항공편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일정과 가격을 비교해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결과를 표 형태로 정리해준다.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도 특징이다. 제미나이는 구글 캘린더와 지메일 등과 연계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일정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경우 구글 캘린더에 저장된 일정을 불러와 가능한 날짜를 확인한 뒤, 조건에 맞는 항공편을 추천한다. 이어 "이 내용을 가족에게 보내줘"라고 요청하면 지메일과 연동해 이메일 초안 작성과 발송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이용자는 별도의 탭 전환 없이 하나의 화면에서 검색부터 예약, 공유까지 일련의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드실바 총괄은 "향후 서드파티 앱과의 연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활용도 가능하다. '나노 바나나' 모드를 활용하면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불러와 수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침실 사진을 기반으로 특정 가구는 유지한 채 전체 인테리어 분위기만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조건에 맞춰 이미지가 재구성된다. 별도의 편집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고 브라우저 내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AI 웹 브라우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 주요 기업이 지난해 AI 기반 브라우저를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자, 구글은 크롬에 제미나이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 점유율은 60~70% 수준으로 2위와 격차가 크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검색 행태가 포털 중심에서 AI 기반 탐색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브라우저 자체를 AI 서비스의 핵심 진입 창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