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노조의 권리"라면서도 "삼성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노조에서도 주주와 투자자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국민을 고려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초기업·전삼노·동행)는 지난 2월 사측과 2026년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공동투쟁본부를 꾸리고 쟁의 행위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받아 '5월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23일에는 약 3만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집회도 열 계획이다.

사측은 DS(반도체) 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등을 통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어서는 보상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갈등을 봉합하고자 했다. 그러나 공동투쟁본부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주고, 제도 변경을 통한 영구적인 상한선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소속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해당 정보는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에 활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사 관계에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형사 절차로 진행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 관계에서 근로자의 권리가 조금 더 보장돼야 한다는 점엔 공감하지만, 노노 간 인권 역시 지켜져야 한다"며 "(준감위는) 위법적인 의도로 탄압이나 폭력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 출범한 4기 준감위는 노동·여성 정책 전문가인 김경선 위원, 기업 조직 및 인사 관리 분야 전문가인 이경묵 위원을 신규 위원으로 선임하며 노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준감위 4기에) 노사관계의 전문성을 가진 두 분이 새로 위촉됐고, 여기 맞춰 노동인권 소위원회를 개편했다"며 "앞으로 노사관계 자문 그룹과 협의하고, 전문가 조언에 따라 준감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