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볼룸(Ball Room·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를 이틀에 한 번꼴로 언급하며 주요 정책과 맞먹는 수준의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을 짓는 프로젝트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약 4억달러(5892억4000만원) 규모의 백악관 증축 사업으로, 백악관에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000㎡ 규모의 대형 연회장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증축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새 연회장이 VIP 접대를 위한 필수 시설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이미 역사적 가치를 지닌 백악관 동관(이스트윙) 철거도 시작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 시절 경험에 근거해 귀빈을 맞을 백악관 시설 개선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기, 외교 회담, 백악관 행사 등 다양한 자리에서 볼룸 증축을 계속 언급했고, 연설 도중 공사 현장을 보러 가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또한 백악관 볼룸이 "미래 대통령과 국민을 위한 애국적 선물"이라면서 자신은 완공이 되더라도 "시간이 부족해 거의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백악관 증축 프로젝트는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법원은 이번 프로젝트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이미 제동을 건 상태다. 리처드 레온 연방 판사는 지난 17일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 명령을 우회하기 위해 연회장 건설 계획을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사항으로 재분류했다"면서 "국가안보는 불법적인 활동을 (억지로) 진행하기 위한 백지수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레온 판사를 겨냥해 "연회장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어떤 판사도 이를 막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고 여러 차례 공격한 바 있다.
민주당도 연회장 증축 프로젝트를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사업을 '우선순위 착오' 사례로 규정하며 중간선거 공세 포인트로 활용 중이다. 재러드 허프먼 하원의원은 "트럼프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개츠비식 파티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여론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지난 2월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8%는 백악관 동관 철거 후 볼룸 신축 계획에 반대했다. 찬성한 인원은 25%를 기록했다. 참모진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료비 등 민생 의제에 집중할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백악관 증축은 민간 기부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납세자 부담 없이 진행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