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가 자사 AI 큐브위성 '블루본'으로 확보한 위성영상을 분석해 이란 테헤란 인근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최소 4대 이상의 항공기가 파손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민간 기업이 자체 소형위성과 AI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제 국제 분쟁 지역의 피해 흔적을 식별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텔레픽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블루본이 촬영한 공항 영상에는 특정 구역에 있던 항공기 4대에서 동체 전면부와 날개 등 핵심 구조물의 훼손 또는 소실로 추정되는 흔적이 포착됐다. 항공기 주변에는 화재나 연소 이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짙은 흑색 영역도 함께 관측됐다. 단순 촬영을 넘어 객체 식별과 이상 징후 탐지를 AI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위성영상의 판독 속도와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텔레픽스는 테헤란 중심부의 핵심 시설 밀집 지역인 파스퇴르 거리 일대도 시계열로 비교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촬영 영상과 올해 3월 6일 영상을 대조한 결과 약 4만2000㎡ 범위에서 변화가 집중됐고, 이 구역 안에서는 최소 10개 이상 건물에서 구조적 손상이나 비정상 징후가 식별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피해가 확인된 구역에 지도부 관련 시설로 알려진 건물과 이란 체제이익판단위원회 건물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해외 주요 언론이 보도한 공습 위치와도 일정 부분 맞아떨어진다고 텔레픽스는 덧붙였다. 위성영상은 지상 접근이 어려운 분쟁 지역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에는 군사·안보 영역뿐 아니라 재난 대응과 인프라 모니터링 분야에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특히 동일 지역을 시점별로 비교하는 방식은 폭발, 화재, 붕괴처럼 급격한 변화가 발생한 지점을 좁혀내는 데 효과적이다.
블루본은 6유닛(6U)급 AI 큐브위성으로 약 4.8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텔레픽스는 이번 분석에 위성영상 기반 AI 분석 솔루션 '샛챗'을 함께 활용했다. 대형 정찰위성 중심이던 위성정보 시장에서 민간 소형위성과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실시간성에 가까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술이 향후 분쟁 감시뿐 아니라 산불, 홍수, 항만·공항 시설 점검, 국가기반시설 피해 추적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