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초대 위원장이 16일 취임 일성으로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 회복, 조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랜 기간 심의가 멈추고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며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특히 내부 구성원을 향해 "부당한 처우와 불이익, 위축된 조직문화 속에서 상처받은 직원 여러분께 위원장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권익과 건강한 공론장을 지키는 독립적 내용심의 기구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 정상화와 신뢰 회복, 심의 원칙과 독립성 확립, 공정한 인사체계 구축, 디지털 환경 변화 대응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오직 법률과 규범, 국민에 대한 책임에 기초해 판단하는 기관으로 바로 서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 불법 정보 대응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고 위원장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과 불법 도박·마약 유통 등 디지털 공간의 불법·유해 정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전자심의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탐지·분석·차단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안팎에서는 새 체제 출범 이후 미뤄졌던 심의 기능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동시에, 기술 변화에 맞는 심의 역량을 갖추는 일이 새 지도부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 위원장은 한겨레신문과 서울신문 대표이사를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한국디지털뉴스협회장과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로 공식 임명됐으며 임기는 2028년 12월 28일까지다.
지난해 10월 새 법 시행으로 출범한 방미심위는 기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개편한 조직으로, 초대 위원장 체제를 통해 제도 안착과 조직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제 위원회는 최근 김우석 상임위원 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다. 지난달 23일 호선 결과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혔던 최선영·조승호 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심의 업무 복귀를 선언했다. 두 위원은 고 위원장과 김민정 부위원장이 위원회 정상화 의지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며 사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 취임과 함께 위원회가 파행 수습의 첫 고비를 넘겼지만, 추락한 심의 신뢰를 실제 제도 운영과 의사결정의 공정성으로 입증하는 일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