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광장비 세계 1위 ASML이 올해 1분기 매출 87.7억유로(약 13조330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성장을 기록하며 AI 수요 회복세를 확인했다. 특히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 기반을 다변화했다.
15일(현지 시각) ASML은 1분기 매출 87.7억유로(약 13조3304억원), 매출총이익률 5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86억 유로를 상회하는 수치다.
전 분기(97억 유로) 대비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소폭 줄었으나, 전년 동기(77.4억 유로) 대비 약 13.3% 성장하며 가파른 회복 곡선을 그렸다. 특히 설치 기반 관리(서비스·필드 옵션) 매출이 24.9억 유로로 전분기 대비 크게 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ASML은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대비 상향 조정했다. 2026년 총 매출을 360억~400억 유로로 제시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51~53%로 유지했다. 이는 AI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객사들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규제 리스크가 큰 중국 시장 비중 축소도 이번 실적의 핵심 포인트다. 지난해 ASML 매출의 30~40%를 차지하며 '중국 사재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중국향 매출 비중이 이번 분기 19%로 크게 낮아졌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ASML이 목표로 했던 '중국 비중 20%대 안착'이 진행 중이다.
중국의 구형 장비 수요가 빠진 자리를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인프라 확대와 대만의 차세대 파운드리 수요가 메웠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생산을 위해 EUV 장비 도입을 가속화하면서, 한국이 다시 한번 ASML의 핵심 전략 시장으로 부상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경쟁에 필수인 차세대 노광 장비인 하이-NA(High-NA) EUV(EXE:5000)이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양산 라인 배치가 진행 중이다. 대당 5000억원을 상회하는 이 장비는 인텔·삼성전자·TSMC 등이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ASML의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ASML 장비 리드타임이 통상 12~18개월인 것을 고려하면 향후 2027년 이후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을 가리키는 데이터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1분기 매출은 가이던스 범위 내에서 양호하게 나왔으며, 매출총이익률은 가이던스 상단을 달성했다"며 "고객사들이 2026년 이후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사의 수주도 매우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