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6세대 HBM(HBM4)과 7세대 HBM(HBM4E) 실물./조선비즈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용 D램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업계 최첨단 10나노 6세대(1c) D램 수율은 예상보다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HBM4에 필요한 실효 수율은 아직 추가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c D램 수율은 최근 의미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1c D램 수율은 소위 '성숙 수율'로 칭하는 80%를 넘겼다. 다만 이를 곧바로 HBM4 양산 수율과 동일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HBM4용 D램의 경우 수율이 아직 60% 미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 HBM4용 D램 수율을 사실상 완성 단계로 끌어올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AI) 고객사 대응력을 높인다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다. HBM4에 사용되는 D램의 경우 적층과 패키징, 발열 제어, 신호 안정성 확보 등 추가 공정이 붙기 때문에 같은 1c 공정 기반 제품이라도 범용 D램과 HBM4의 난도가 다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초고속으로 작동해야 하는 구조여서, 범용 D램보다 훨씬 높은 균일성과 정밀도가 요구된다. 개별 칩 수율이 일정 수준에 올라섰더라도, 이를 실제 HBM4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과정에서 수율이 다시 낮아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1c D램 수율 개선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HBM4 기준으로는 아직 성숙 수율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4 출하를 시작한 상태다. 기술 검증과 초기 시장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대량 공급 경쟁은 수율과 원가 안정화가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BM 시장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먼저 내놓는 것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율로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수율이 낮으면 생산량 확보는 물론 수익성 방어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HBM4용 D램 수율 개선에 속도를 내는 배경도 공정 비용과 관련이 깊다. 삼성전자는 첨단 D램 공정 경쟁력을 앞세워 HBM4 성능으로 SK하이닉스를 추월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그만큼 초기 시행착오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첨단 D램의 경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경쟁사보다 더 많은 EUV 레이어(Layer)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 스텝(단계)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성숙 수율을 확보하지 않는 한 생산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4 전략을 두고 초기 진입은 성공적이었지만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올 하반기 중 HBM4용 D램 수율을 완성 단계에 근접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됐다. 1c D램 수율 개선이 첨단 공정 정상화의 신호라면, HBM4 실효 수율 안정화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굳히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