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형 데이터센터는 3개월 만에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증가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다."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
엘리스그룹이 2년 이상 걸리던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이동형 모듈식 데이터센터(PMDC) 사업을 확대한다. 올해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을 지원하는 PMDC로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한 엘리스그룹은 1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올해는 PMDC 기반 클라우드 사업이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며 "자체 개발한 PMCD 기술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생태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연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설립된 엘리스그룹은 원래 AI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에듀테크 기업이었지만, 자사 실습 교육 플랫폼 '엘리스LXP' 등에 필요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가 5년 전 직접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엘리스그룹이 자체 개발한 PMDC는 서버, 전력, 냉각 시설 등 핵심 설비를 컨테이너 안에 담은 모듈형 데이터센터다. PMDC의 강점은 속도다. 기존에 2년 이상 소요되던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3개월로 줄일 수 있어, 당장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기업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BCG 자료에 따르면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 대비 매출 성장률이 2배 높았고 비용도 40% 이상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확장 가능한 AI 인프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주력 GPU 제품군(A100·H100·B200)을 지원하는 PMDC를 10기 이상 구축했다. 최근에는 랙당 230kw의 고전력을 요구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NVL72'를 지원하는 PMDC 개발을 완료했다. 고전력 GPU 설비를 구동할 때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식히기 위해 냉수가 아닌 온수를 활용한 냉각 기술도 개발 중이다.
블랙웰 울트라(B300) 기준 최대 1만368장 규모의 GPU를 클러스터링하는 설계 역량도 확보했다. 클러스터링은 여러 개의 GPU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대규모 연산 처리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고가의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전용 통신망 '인피니밴드'를 주로 사용해왔는데, 엘리스그룹은 범용 네트워크 표준인 이더넷 기반 클러스터링 기술을 구현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 인프라 경쟁력은 GPU 개수가 아니라,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아무리 좋은 GPU를 써도 맞춤형 스토리지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하면 속도와 성능이 저하된다"고 말했다.
엘리스그룹은 안랩, LG유플러스, 마키나락스 등 국내 기업과 협력해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소버린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2조원 규모의 'GPU 확보·구축·운용 지원' 사업 공모에도 참여했다. 국내 스타트업이나 연구소들이 저렴하게 엘리스그룹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휴 GPU 자원을 활용해 온디맨드 요금제 대비 최대 50% 수준의 비용으로 제공하는 'GPU 스팟 요금제'도 출시했다.
김 대표는 "국산 기술로 완성한 차세대 AI 인프라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의 자립도를 높이고, 기업들이 비용 장벽 없이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GPU 기반 PMDC 사업 확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했는데, 적자를 내는 다수의 스타트업과 달리 기존 교육 플랫폼의 안정적인 성과를 토대로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