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뉴스1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약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셈이다.

회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자, 노조가 성과급 요구 조건을 영업이익의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약 11조1000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로, 투자자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37조7000억원보다도 많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노조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여기에 15%를 적용한 40조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노조 측이 요구 조건을 더 높인 것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한 영업이익의 10%를 넘어선 것이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영업이익의 15%가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은 1인당 성과급으로 세전 기준으로 평균 6억2000만원을 받게 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조 측의 이같은 요구는 터무니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초격차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에 힘써야 하는 시점인 만큼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준비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를 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처럼 경쟁력 있는 반도체나 AI 기업 M&A에 자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조가 무리한 금액을 요구하면서 회사 장기 성장을 저해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내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의 약 95%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전·TV·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부문 영업이익은 12조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라 성과급을 둘러싼 상대적 박탈감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