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슬림형 스마트폰 흥행 부진에도 '아이폰 에어' 후속 모델 개발을 이어간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애플이 폴드형 아이폰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 라인업을 재편하면서 에어의 상품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슬림형 모델인 엣지 시리즈가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애플이 에어 2세대로 슬림폰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각)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에어를 내년 초 공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T 매체 맥루머스도 전날 IT 팁스터 픽스트 포커스 디지털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에어 후속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맥루머스는 "판매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최소 2세대까지는 라인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 지난해 흥행 참패 이어간 슬림폰… "에어2 성능 보완할 듯"
에어 2세대가 나온다고 해도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달아 슬림형 모델을 내놨지만, 두 제품 모두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애플보다 먼저 슬림형 모델인 갤럭시 엣지를 선보였지만, 배터리 용량 등 제품 완성도 한계 탓에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초 엣지 모델을 갤럭시S26 라인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판매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플러스 모델을 넣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엣지보다 4개월 늦게 나온 애플의 초슬림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가격 대비 사양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에어는 출시 첫 달 기준 전체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3%만 차지했습니다. 같은 시기 출시된 아이폰17 프로가 9%, 아이폰17 프로 맥스가 1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셈입니다.
애플은 에어2에서 전작의 약점으로 꼽힌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 등의 보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맥루머스는 애플이 단일 후면 카메라 대신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부 매체는 4800만화소 퓨전 카메라와 초광각 렌즈 조합이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에어2의 성패는 '얇다'는 상징성만으로는 부족했던 전작의 한계를 얼마나 보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미니, 플러스도 2세대씩 내고 단종… 에어2 반응 보고 전략 조정 가능성
애플이 에어2 판매 결과에 따라 슬림폰 전략을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아이폰 미니와 플러스도 각각 두 세대만 내놓은 뒤 판매 부진을 이유로 단종됐습니다.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실험을 이어가되,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정리하는 애플식 전략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업계에서는 에어2가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봅니다. 프리미엄 모델은 원래대로 9월에 먼저 공개하고, 일반형과 에어 라인업은 내년 봄에 출시하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여기에 폴드형 아이폰까지 정식 라인업에 추가되면 아이폰 시리즈는 최대 6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둔화 우려가 겹치는 상황에서 애플이 슬림폰으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의사결정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는 성과가 안 나오면 빠르게 접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만, 애플은 더디지만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편이다. 결국 슬림폰이 한 번 실패했더라도 다시 한번 반응을 보겠다는 것이다.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 애플의 전략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의 실패한 제품 수준을 한 단계 올려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