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기업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실적은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4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D램 가격 상승세가 당초 업계 분석보다 가파르게 진행됐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규모와 수익성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올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일 뿐 아니라, 국내 기업 전체를 통틀어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매출은 전 분기(93조8400억원) 대비 41.73%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79조1400억원)와 비교해 68.06% 성장했다.

◇전체 영업익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 80~90% 육박

국내외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의 핵심으로 HBM과 범용 D램을 꼽는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각광 받고 있는 HBM이 전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의 최상단에 위치한다면 영업이익의 총량을 단숨에 불려 놓은 직접적인 요인 주력 매출 품목인 D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AI, 서버용 D램 수요 강세를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실적 전망치를 한참 상회하는 5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D램 가격 상승분이 당초 시장의 분석보다 더 높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 전망치를 당초 전분기 대비 55~60% 상승에서 90~95% 상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PC D램 가격이 100% 넘게 오르고, 서버 D램과 모바일 LPDDR4X·LPDDR5X도 각각 약 90%씩 뛰는 것으로 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격이 각각 87%, 79% 뛰었다"며 "메모리 사업에서만 5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도 "범용 메모리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1분기 실적을 컨센서스 이상으로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서버·PC·모바일 등 주요 매출처에 D램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고사양·고용량 제품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업체"라며 "모든 수요처에서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력 포트폴리오 전반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한꺼번에 올라가는 효과가 생겼다. 수율이나 출하량이 극적으로 늘지 않아도 가격만으로 이익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초호황기는 이제 시작…HBM4 매출 확대는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이번 역대급 실적은 1회성이 아니라 연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에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고객사로 출하하기 시작한 HBM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2025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1분기 중 HBM 제품 중에서도 가장 가격과 이익률이 높은 HBM4 공급 개시도 공식화했다.

D램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D램 계약가격이 지난 분기보다 두 배 수준으로 올랐고, 2분기에도 58~63%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D램 가격 일부가 조정구간에 돌입했지만, 이는 소비자 시장 가격이며 빅테크를 비롯한 대형 고객사의 계약가격 추세는 여전히 상승 구간에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간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3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배 수준으로, 같은 시점 공개된 주요 증권사·IB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302조원, 맥쿼리증권은 301조2270억원 수준을 제시했다. KB증권은 "올해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250%, 낸드 가격이 187% 오를 것으로 봤고,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예상치를 웃돈 데 이어 2분기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