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손자회사 알폰소 지분을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공개매수(Tender Offer)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폰소는 LG전자 미국 법인의 완전자회사 제니스가 65.4%의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커넥티드 TV(CTV) 광고 플랫폼 'LG애드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2020년 합류한 뒤로 LG 스마트 TV 플랫폼 '웹OS'(webOS) 기반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창업진이 LG전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2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제니스를 통해 알폰소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주당 매수 가격을 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이 정해지면 기존 주주들은 20영업일 이내 공개매수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LG전자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알폰소 임직원들이 보유한 비지배 지분(34.6%) 모두를 인수할 수 있다. 다만 지분 매각은 강제 사항이 아니라서 실제 지배력 변화 정도는 최종 정산 시한인 오는 8월 15일 결정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제니스를 통해 2020년 12월 알폰소에 약 8000만달러(당시 약 870억원)를 투자하면서 지분 56.4%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첫 투자 과정에서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계약에는 제니스가 알폰소 기존 주주들이 원하면 이들이 보유한 지분을 2024년부터 매년 3월 말, 총 3차례에 걸쳐 구매해야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매도 한도는 보유 주식의 33%(1년 차)→66%(2년 차)→100%(3년 차) 순으로 늘어난다. 현재 1년 차 공개 매수 절차까지 완료된 상태로, 제니스는 주당 87.975달러에 알폰소 주식 131만5626주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을 65.4%로 끌어올렸다.
주주 간 계약에는 주당 매수 가격 산정 절차도 규정돼 있다. 인수 시점의 회사 가치를 반영해 산정한 금액과,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공정가격 중 높은 쪽으로 매수가를 정하는 구조다. 만약 이사회에서 공정가격을 정하지 못했다면, 기존 알폰소 주주 측 이사와 제니스 측 이사가 선임한 회계법인이 각각 가격을 산출한다. 두 가격 차이가 10% 이내라면 평균값이 최종 매수 가격이 된다. 10% 이상 차이가 난다면 다른 회계법인을 통해 평가를 다시 받는다. 이러면 총 3개의 공정가격이 나오게 되는데, 이 중 근접한 2개를 뽑아 평균값을 내 최종 매수 가격을 정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이번 3차 공개매수를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알폰소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경우, 계약이 종료된다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이다. 아시시 초디아 알폰소 창립자는 작년 8월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증시 상장을 2025년 하반기 내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간담회 개최 한 달 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1 등록서를 비공개 제출하며 IPO 절차에 본격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IPO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마지막 공개매수 날짜가 도래해 LG전자는 계약대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 내홍 끝낼까 키울까… 관건은 가격
알폰소 창업진이 LG전자 측을 대상으로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은 이번 공개매수의 변수로 꼽힌다.
알폰소 공동 창업자 측은 LG전자 측이 해고를 통해 이사 지명권을 박탈하려 했다며 인수된 지 약 2년 만에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델라웨어 대법원은 작년 3월 LG전자 측이 알폰소 창업진을 이사에서 해임하려고 한 조치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알폰소 창업진은 이 밖에도 LG전자 측이 IPO를 지연시키거나 주식 가치 평가를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후속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알폰소의 완전 편입을 이룬다면 이런 분쟁들이 정리되는 구조다. 또한 빠른 의사 결정과 수익 배분 측면에서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LG전자로선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알폰소 창업진이 LG전자를 상대로 다양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더 나은 조건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며 "이번 최종 공개매수의 주당 가격이 얼마로 측정되는지가 향후 분쟁 지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업체로 사업을 시작한 알폰소는 LG그룹에 편입된 후 본격적인 성장을 이뤘다. LG전자 웹OS가 탑재된 2억대 이상의 LG 스마트 TV 생태계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운영 중인 LG애드솔루션은 자동 콘텐츠 인식(ACR) 기술을 기반으로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주요 고객사는 LG 스마트 TV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려는 광고주다. 경쟁사는 삼성 애드·로쿠(Roku) 등이 꼽힌다. 알폰소의 작년 매출은 전년(7820억원) 대비 19.4% 증가한 9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순이익은 전년(1474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1471억원으로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손자회사인 알폰소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이번에 3년차 공개매수 절차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주주의 권리를 존중하며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