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7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세미콘스포렉스에서 열린 총파업 승리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 간 협상이 중단되며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레거시(구형) 공정을 통해 양산하는 제품의 공급망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와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에 주력하면서 성숙 공정 가동을 줄여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진 상태인데, 삼성전자의 파업으로 공급이 줄 경우 수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노사 협상의 극적 타결 가능성과 지난 2024년 총파업이 생산에 실제 타격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수급난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제안을 일부 수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협상안을 제시한 상황에서 노조 측에서도 파업을 강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 2024년 파업 당시 생산 라인에 차질이 없었기 때문에 현실화되더라도 공급 부족이 벌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업계 최고 보상을 제안하며 협상에 임했지만, 노조 측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업계는 공급망 차질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가동을 줄인 레거시 공정부터 타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PMIC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IC 등을 성숙 공정을 통해 양산하고 있다.

AI 서버와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PMIC는 공정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이달부터 PMIC 등의 가격에 대해 최대 85% 인상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UMC와 VIS, PSMC 등 레거시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도 이달을 시작으로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