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0억명 이상이 쓰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인스타그램 / 메타 제공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일본을 포함한 일부 시장에서 인스타그램의 유료 구독 서비스 '인스타그램 플러스'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메타의 핵심 수입원인 광고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플랫폼'이라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 1~2달러를 지불하는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무료 가입자는 접할 수 없는 독점 기능을 제공한다는데,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1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일본, 필리핀, 멕시코 등에서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구독 혜택은 인스타그램의 인기 기능인 '스토리(24시간 뒤 사라지는 사진·영상 게시물)'에 치중된 모습입니다.

일본에서 월 319엔(약 2달러)을 내는 '인스타그램 플러스' 구독자는 다른 사용자의 스토리를 조회한 사실이 표시되지 않고, 자신이 게시한 스토리를 누가 몇 번 시청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토리의 게시 기간을 24시간 연장하거나 특정 스토리를 팔로어(follower)들의 스토리 목록 맨 앞에 노출시키는 '스포트라이트' 기능을 주 1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공개 범위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스토리를 전체 공개하거나 '친한 친구'로 설정한 팔로어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넘어 팔로어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스토리를 맞춤 설정해 공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용자의 스토리에 '슈퍼라이크(Superlike)' 애니메이션을 보내는 것도 유료 혜택 중 하나입니다.

인스타그램 측은 이번 시범 운영에 대해 "이용자들이 어떤 기능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고 IT 매체 테크크런치가 보도했습니다. 메타는 향후 '인스타그램 플러스'를 다른 국가로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30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왓츠앱과 더불어 메타의 실적을 견인하는 '3대 앱(Family of Apps)'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메타의 연간 매출 2009억6600만달러(약 303조원)의 30%에 달하는 약 100조원을 인스타그램 광고 매출이 차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스타그램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막대한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메타가 유료 구독 모델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메타의 인공지능(AI)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AI 경쟁에서 구글, 오픈AI 등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메타는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하에 우수 AI 인재 영입과 데이터센터 건립, 유망 기업 인수 등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77% 증가한 1235억달러(약 186조원)로 예상했는데, 대부분 AI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AI 투자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광고 외 수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자사 인기 플랫폼에 유료 구독 모델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존 광고 매출에 구독료 수입까지 추가한다는 구상입니다.

실제 메타는 인스타그램 외에도 페이스북, 왓츠앱 등의 유료화도 추진 중입니다. 핵심 기능은 계속 무료로 제공되며, 각 앱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독점 기능을 갖춘 구독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3대장은 각각 월간활성이용자(MAU)가 30억명 이상으로 이용자 기반이 탄탄한 만큼, 이중 일부만 유료 구독자로 확보해도 추가 매출과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들도 수익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료 구독 모델을 접목하는 추세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엑스(X)는 유료 구독 서비스 X 프리미엄(월 8달러)을 운영 중인데, 구독자는 묶음 상품으로 제공되는 xAI의 AI 챗봇 '그록'도 쓸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그록의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6억명의 이용자 기반을 갖춘 X 플랫폼을 활용했는데, 메타도 자사 AI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방식을 택할 수 있습니다. CNBC는 메타가 개발한 AI 영상 생성 앱 '바이브스'를 유료 구독 서비스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SNS 플랫폼인 스냅챗도 독점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 '스냅챗 플러스(월 3.99달러)'를 몇 년 전 도입했는데, 최근 가입자가 2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채용 중심의 SNS 플랫폼인 링크드인도 구직자 대상 '링크드인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틱톡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기 크리에이터(콘텐츠 창작자)의 독점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구독 모델을 운영 중입니다.

메타의 유료화 정책이 얼마나 반응이 좋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인은 이미 넷플릭스·유튜브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부터 챗GPT·제미나이 등 AI 챗봇,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구독 중이라 '구독 피로감(subscription fatigue)'이 상당합니다. 이미 무료로 잘 사용하던 인스타그램을 매월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사용하도록 이용자를 설득하려면 그만큼 차별화되거나 새로운 기능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