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뉴스1

"100일간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 과제를 점검하는 한편 이용자 보호와 미디어의 신뢰 회복, AI 시대 대응을 위한 정책 기반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방송, 미디어, 통신을 둘러싼 긴급한 현안이 많은 시기에 위원회 구성이 다소 지연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산업의 중장기 기반을 구축해 국내 방송, 미디어, 통신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백년지계를 실현하고, 방송광고 규제체계 전환, 편성규제 합리화 등 낡은 규제 개선도 더 이상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일수록 일방적인 해법이 아니라, 관계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가 '국민소통위원회'를 지향하며 기관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무조정실 산하 가칭 미디어발전위원회 설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의 기반을 제도화하고 이를 미디어 정책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미디어발전위원회를 통해 방미통위가 준비하고 있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등 법·제도적 기반과 함께 방송·미디어 분야 재원 구조까지 규제와 진흥 정책이 통합적으로 논의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 했다.

김 위원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컨트롤타워로 도약하고자 '질서, 신뢰, 도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공정한 질서 확립 △질서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 신뢰의 회복과 강화 △신뢰를 기반으로 한 AI 시대를 향한 도약을 이야기했다.

그는 공정한 질서 확립에 대해 헌법학자로서 규제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본다며 국가의 역할은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공정한 질서를 형성하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미디어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는 규제 없는 진흥도, 진흥 없는 규제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방송의 공정성과 공적 책임은 여전히 미디어 질서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다. 방송이 민주적 여론 형성의 장으로서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엄정한 규율을 확립하는 한편, 공적 책임에 걸맞은 지원을 병행해 건강한 방송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알고리즘 편향과 필터 버블(정보 편식), 다크 패턴(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선택을 유도하는 설계)과 같은 기만적 행위와 허위조작정보, 디지털 성범죄 콘텐츠 등은 우리 사회 안전과 신뢰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디어 신뢰의 회복과 강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중심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해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통위는 올 1월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자율적인 사실확인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담기구로서 투명성센터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마약, 도박, 성착취물, 저작권 침해물 등 사회적 해악성이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해서는 플랫폼의 유통책임을 강화해 보다 신속한 차단이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소셜미디어(SNS) 과의존이 청소년 정신건강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와 함께 다양한 전문가,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어 청소년 보호 미디어 정책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AI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민주시민 역량 강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정책이기에 올해 초 교육부에서 수립·발표한 '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에 위원회가 운영하는 미디어 교육 내용을 반영했다"며 "AI 활용과 역기능 예방을 포함한 생애주기별, 계층별 온·오프라인 미디어교육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는 콘텐츠 제작, 유통, 추천, 광고, 여론 형성까지 미디어 환경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방미통위가 미디어 주무 부처로서 정책, 행정, 산업 전반에 걸친 미디어주권 AX(AI 전환) 전략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김 위원장은 언급했다. 그는 "AI 기반 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이용자 보호 체계를 정비하고, 위원회 내부적으로도 AI 기반 행정 혁신을 추진해 정책의 정밀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미디어 산업 내 AI 도입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 당국과 협의해 관련 지원 예산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